권우상 명리학자의 명시 = 동경 동경(憧憬) 농민 만큼 나를 정직하게 가르친 분이 없었다 나를 인간답게 정서를 쌓도록 해 주는 그대는 세상에서 가장 영롱한 거울 그 거울 앞에 서면 눈물이 그렁해지는 얼굴의 내가 있다 나의 삶이다 농민 만큼 사랑스러운 모습을 본 일이 없다 농민 만큼 나를 웃게 한 사람도 없다 농민의 모습을 내 마음에 담으면 나는 행복해진다 농민을 매일 동경한다 동경하는 마음이 하루 하루 쌓여 높은 산이 되는 그대 그래서 이 동경(憧憬)은 한 번도 지우지 않는다.
부산mbc 제2회 방송작품현상공모 단편소설 수상작 권우상 作 (제9회) 재심청구(再審請求) 그가 말하는 수입이란 소매치기 해서 얻은 돈을 말한다. “이 정신 나간 소리 하는 걸 봐라. 니가 춘천역에서 나한테 잡히자 나를 이런 식으로 모함하는구나! 비굴하고 치사한 놈!” 재성이의 격분된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내가 왜 정신이 나가요? 내가 형님한테 잘 봐 달라고 매달 20만원 가량 주지 않았습니까? 형님은 나한데 매달 20만원 가량 받고 눈을 감아 오다가 두어달 전에는 수입이 없어 주지 못하자 날 잡아 넣은 게 아닙니까.. 돈을 받아 놓고 이제 와서는 오리발 내밀다니.. 참 형님도 섭섭합니다...” 재성이는 너무나 어이가 없아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럴 수가... 내가 내가.. 이놈의 함정에 빠졌구나!.. 내가 이놈 한데....’ 재성이는 입속으로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재성이는 자신이 칠성이에게 꼼짝없이 당하게 되었음을 절실히 깨달았다. 아무래도 죄를 억울하게 뒤집어 쓸 것만 같았다. 예감이 아주 좋지 않았다. 재성이는 옆에 서 있는 형사에게 칠성이의 말이 자기를 모함하기 위한 허무맹랑한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형사는 재성이의 말보다 칠성이 말을 더
칼럼 침략을 당하면 반드시 복수하라 권우상 사주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일본 동화에 이런 이야기 있다. 여우와 두루미는 사이가 좋았는데 어느날 크게 싸움을 하고 부터는 사이가 나빠졌다. 여우는 복수할 궁리를 하다가 한 가지 좋은 생각이 났다. 여우는 두루미에게 서로 화해를 하자고 제안하면서 맛있는 물고기 요리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두루미는 승낙하고 초대하는 점심때에 맞추어 여우의 집을 찾아갔다. 여우가 요리를 차려 놓은 식탁에 앉은 두루미는 심기가 불편했다. 초대를 했으면 두루미가 잘 먹을 수 있도록 주둥이가 긴 병에 담아야 하는데 평평하고 널직한 쟁반에 담아 놓았던 것이다. 두루미는 주둥이가 길어서 먹을 수가 없자 주둥이 끝으로 쟁반의 국물만 조금 먹자 여우는 맛 있는 음식이라면서 두루미가 보란 듯이 혼자 먹고 나서는 맛 있는데 와 먹지 않느냐고 조롱하자 두루미는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여우의 집을 나왔다. 집에 온 두루미는 여우가 자신을 골탕먹인 것을 알고 복수할 생각을 하다가 지난번에 맛있는 음식을 대접 받았으니 이번에는 내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터이니 우리 집에 와 달라고 하자 여우는 승락했다. 여우는 두루미의 점심 초대에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을
칼럼 정치란 어떤 것인가?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가덕도 방문차 부산에 왔다가 테러를 당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을려다가 갑자기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로 이송한 것을 놓고 여론이 들끓고 있는 모양이다. 한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집이 서울이라 서울로 가겠다고 해서 이송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응급환자 헬기이용에 관한 법률에 위반이라고 하니 향후 그 파장이 적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이재명 대표가 지방의료기관 육성 정책을 내놓은 당사자라 지방의료계의 반발이 적지 않다. 부산의사회, 광주의사회, 경남의사회, 전북의사회 등 전국의 의사 단체가 헬기이송에 관련된 반발이 잇달아 터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테러를 당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여기에 대해 프랑스 나폴레옹이 한 말이 있다. 나폴레옹 저서를 보면 앙시앵 레짐의 프랑스는 구조적으로 모순이 가득찬 사회였다. 봉건적 부과조는 농민들의 삶을 짓누르는 압제로 작용하고 있었고, 신분제(1신분-성직자, 2신분-귀족, 3신분-평민)는 1750년 이후 새로 대두하는 계급 질서에 대한 질곡으로
부산mbc 제2회 방송작품현상공모 단편소설 수상작 권우상 作 (제8회) 재심청구(再審請求) 처음부터 재성이를 범인으로 취급을 한 것은 분명해 보였다. 마음속으로 그럴 수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피의자 신분으로서 고분고분 응할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심문 내용은 성명, 본적, 주소. 직업, 생년월일과 가족 사항에 이어 철도 공안원으로 부임한 날짜 등을 묻더니 열차내 소매치기를 근절시켜야 할 공안원이 소매치기와 결탁하여 금품을 받고 묵인해 주었다는 첩보가 있는데 그게 사실이냐는 것이었다. 재성이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절대로 그런 일이 없다고 했지만 형사는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심지어 고함을 꽥 지르면 직접 돈을 줬다고 하는 증인이 있는데 거짓말을 한다면서 화를 발끈 냈다. “그런 일이 없습니다. 절대 부정한 돈은 한 푼도 받은 일이 없습니다.” 재성이는 어처구니 없어 그런 일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형사는 재성이에게 돈을 준 사람이 있으니까 거짓말 하지 말고 솔직히 자백하라고 신경질적인 말만 되풀이 했다. 재성이는 기가 막혔다. 무슨 이런 날벼락같은 일이 있단 말인가? 소매치기에게 부정한 돈을 받았다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재성이
부산mbc 제2회 방송작품현상공모 단편소설 수상작 권우상 作 (제7회) 재심청구(再審請求) 재성이가 지금 근무하고 있는 경춘선 완행열차로 옮겨 오게 된 것도 결국 이런 철도 공안원들의 모함과 중상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의는 언제나 역사의 심판이 되는 것처럼 이러한 재성이의 공직에 임한 청렴한 자세가 상부 기관에 알려져 오늘 이 영광된 시상식에 초대되어 수상자의 한 사람으로 등장한 것이었다. 지금 한쪽 손에 둘둘 만 커다란 표창장을 쥐고 다른 한 손에는 상패를 들고 있는 재성이의 마음은 하늘로 둥둥 떠 올라갈 듯한 감격에 벅차 있었다. 시상식이 끝나고 재성이는 곧바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겨 놓았다. 어서 빨리 집으로 가서 어머니와 아내에게 받은 표창장과 상패를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임신한 몸이 무거워 움직이기가 거북하다며 남편의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아내가 얼마나 기뻐할까? 그리고 결핵성 각막염 증세로 병석에 누워 아들의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어머니는 또 얼마나 기뻐하실까? 재성이는 아내의 몸도 몸이려니와 병석에 누운 어머니를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해 드리지 못하는 게 참으로 가엽고 안따까웠다. 쥐꼬리만한 철도 공안원 봉급으로서는 어머니를 장기
부산mbc 제2회 방송작품현상공모 단편소설 수상작 권우상 作 (제6회) 재심청구(再審請求) 그 날은 경부선 완행열차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열차내의 승객들에게 금품을 털어 오던 소매치기 한 놈을 검거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 소매치기를 붙잡고 보니 다른 공안원과 의형제를 맺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소매치기의 입에서 나온 의형제란 바로 이런 것이었다. 어느 한 열차에서 소매치기가 승객의 금품을 털다가 공안원에게 잡히면 그 공안원은 잡은 소매치기를 경찰관서로 이첩하는 듯이 인계하는데 인계하면서 그 공안원에게 이 소매치기가 자기의 의동생이니까 잘 봐 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렇게 해서 그 소매치기를 인수한 공안원은 그 소매치기가 자기에게 인계한 공안원의 의동생이라는 구실을 내세워 그 소매치기를 어느 장소(역)에 가서는 풀어놔 준다는 것이다. 풀려난 소매치기는 다음 열차에 승차하여 또 다시 승객의 금품을 털게 된다. 그러니까 또 잡히면 다른 열차의 공안원에게 인계 되는데 자기의 의동생이니까 잘 봐 달라는 부탁을 한다. 이런 방법으로 공안원들과 소매치기들은 한 통속에 들어 앉아 서로 붙잡고 붙들리고 하면서 금품을 받는 뒷거래를 하는 것이다. 죄꼬리만한 공안원 봉급
부산mbc 제2회 방송작품현상공모 단편소설 수상작 권우상 作 (제5회) 재심청구(再審請求) 재성이는 서울로 올라 왔다. 철도 공안원으로 발령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 철도 공안원이 된 재성이었다.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한결같이 무사고로 근무해 온 모범 공무원이었다. 마치 자기의 인생처럼 언제나 그가 근무해 온 자리는 느림보 완행열차 뿐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늘 두더지(광부)보다 몇 배나 나은 직장으로 생각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충실히 근무해 온 터였다. 완행 열차라고 불평이나 불만을 가져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첫부임을 했던 일자리인 그대로 이지만 그는 늘 감사한 마음으로 공무원의 품위를 준수하면서 성설히 근무했다. 그의 공안원 자리는 그의 마음만큼이나 변동이 없었다. 다만 변동된 것이 있다면 경부선 완행열차를 탔다가 이제는 경춘선 완행열차에 근무하게 된 것 뿐이었다. 20여 년 전 자기와 함께 공안원으로 근무하던 동료들은 지금 모두 특급 열차를 타고 있었다. 그것도 ‘여객전무’라는 높은 직위였다. 그러나 재성이는 어떻게 된 셈인지 영문도 모른 채 아직도 완행 열차 나부랭이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었다. 완행 열차는 단거리 시골 승객이거나 장사
칼럼 정부의 출산정책, 근본 원인을 찾아야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오늘날 생명에 대한 위협과 공격을 정당화하는 데 자주 이용되고 있는 현상은 인구문제가 아닌가 싶다. 이 문제는 세계 여러 곳에서 여러 가지 양태로 생겨나고 있다. 부유한 선진국에서는 출산율의 심각한 저하나 폭락 현상이 일어나는 반면에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들은 일반적으로 높은 인구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낮은 경제와 사회 성장률 속에서, 특히 극도의 저개발 상태에서는 그러한 인구 증가율을 감당하기 어렵다. 과거 우리나라도 빈곤할 때 정부가 산아제한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빈국을 탈출하는 2000년대 들어 온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IMF 경제 위기와 같은 경제 문제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로 결혼을 하는 시기가 늦어지고, 결혼을 하더라도 한 명의 자녀만을 출산하거나 자녀를 갖지 않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출산율이 낮아지게 되었다. 출산율의 저하는 미래의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출산장려금, 양육비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출산을 장려하지만 출산율의 증가는 크게 변화
부산mbc 제2회 방송작품현상공모 단편소설 수상작 권우상 作 (제5회) 재심청구(再審請求) 재성이는 서울로 올라 왔다. 철도 공안원으로 발령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 철도 공안원이 된 재성이었다.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한결같이 무사고로 근무해 온 모범 공무원이었다. 마치 자기의 인생처럼 언제나 그가 근무해 온 자리는 느림보 완행열차 뿐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늘 두더지(광부)보다 몇 배나 나은 직장으로 생각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충실히 근무해 온 터였다. 완행 열차라고 불평이나 불만을 가져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첫부임을 했던 일자리인 그대로 이지만 그는 늘 감사한 마음으로 공무원의 품위를 준수하면서 성설히 근무했다. 그의 공안원 자리는 그의 마음만큼이나 변동이 없었다. 다만 변동된 것이 있다면 경부선 완행열차를 탔다가 이제는 경춘선 완행열차에 근무하게 된 것 뿐이었다. 20여 년 전 자기와 함께 공안원으로 근무하던 동료들은 지금 모두 특급 열차를 타고 있었다. 그것도 ‘여객전무’라는 높은 직위였다. 그러나 재성이는 어떻게 된 셈인지 영문도 모른 채 아직도 완행 열차 나부랭이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었다. 완행 열차는 단거리 시골 승객이거나 장사
칼럼 그물의 넓이가 크면 클수록 어획량도 많다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중국 청나라 시대, 영국-프랑스 연합 함대는 천진항까지 진격하고, 청나라 수도 베이징 공격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전쟁 소식이 계속 들어와 청나라 북양의 지휘관에게 긴급히 타전된 전문이 도착했다. 그런데 지휘관은 전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말했다. “이거 완전히 헛소리 하는구만!” 옆에 있던 군관들이 급히 물었다. “무엇 때문에 그러십니까?” 지휘관은 탁자를 탕! 치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이것 좀 봐, 이 전문을 보면 영국과 프랑스 연합함대가 강철로 만들어져서 우리 포탄으로는 침몰시키지 못한다고 하는 데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군관은 전문을 받아 보고 말했다. “그건 사실입니다. 제 눈으로 직접 그 군함을 봤습니다. 강철로 만든 게 사실입니다.” 그러자 더욱 화가 난 지휘관은 책상위에 놓인 전문이 담긴 구리 상자를 전달한 군관에게 던지고는 울분에 찬 큰 목소리로 말했다. “구리로 만든 이 상자를 물속에 넣으면 뜨겠나? 이건 완전히 바보같은 헛소리지 뭐야!” 지휘관이 강철로 만든 군함을 믿지 않고 있을 때, 영국-프랑스 연합함대는 파죽지세로 쳐들어와 결국 청나
부산mbc 제2회 방송작품현상공모 단편소설 수상작 권우상 作 (제4회) 재심청구(再審請求) 최 노인이 광차를 밀고 나간 다음 재성이도 광차를 세차게 밀고 올라 타 가파른 내리막 갱구 밖으로 달리며 가벼운 휘바람을 불었다. 가속이 붙은 광차는 신나게 레일을 타고 갱구 밖을 향해 달려 나갔다. 갱구가 가까워질수록 추위는 점점 심해졌다. 아득히 입구의 가리마 같은 구멍으로 환한 햇빛이 내다 보였다. 하루중에 이 때가 가장 마음 거뜬한 순간이었다. 그것도 이날 같이 저녁에 들어 왔다가 아침에 나가는 3번 교대의 싱싱한 아침 공기의 기분이 더욱 그러했다. 갱도 한 옆으로 얼음 밑을 뚫고 빠져나가는 배수로의 물소리가 요란스러웠다. 굴 어귀 콘크리트 천정 암반에는 고드름이 얼레 빗살같이 가지런히 매달렸다. 갱도 밖에 나서니 아침 햇살이 눈에 부시었다. 맑게 갠 푸른 하늘 아래 하얀 눈(雪)을 머리에 이고 있는 산등성이는 새하얀 줄을 또렷하게 금을 긋고 있었다. 재성이는 집에 와 있을지도 안 와 있을지도 모를 철도공안원 채용시험 합격 통지서를 머릿속에 떠 올리며 작업을 마치고 곧장 집을 향애 발걸음을 재촉했다. 마당에 들어선 재성이 앞에 배가 산더미만한 아내가 방문을 방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