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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검사 시보(試補) 제도 다시 부활해야 한다

 

 

 

 

칼럼

 

 

               검사 시보(試補)제도 다시 부활해야 한다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조현수 씨가 체포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지검 형사2부는 이씨와 조씨를 인천구치소에서 불러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를 조사하고 있으며 검찰은 또 이들이 지난해 12월 검찰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전날 검거되기까지 도피를 도와준 조력자가 있는지와 도주 경로 등도 조사하는데 이들은 전날 조사에서 검사와 수사관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는 등 제대로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사망)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A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는다.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 계곡에서 함께 물놀이한 조씨의 친구 B씨도 살인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과 18범인 그는 다른 사기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이들이 A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에서 우리는 과거에 있었던 검사 시보(試補) 제도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그 이유는 사법고시에 합격했다고 곧바로 검사로 임용되는 것은 살인사건 등 중요 사건에 수사 경력이 없는 검사에게는 인간의 범죄 심리에 대한 사회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3년 전 '가평 계곡 살인' 사건을 단순변사로 내사 종결했던 안 아무개 전주지검 검사(당시 의정부지검 검사)가 "이 사건이야말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무관하지 않다"며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검수완박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검사가 사건을 철저히 깊이 파헤쳐가면서 수사를 하지 않고 조기에 종결했다는 점이다. 이 사건 때에는 검수완박이라는 것이 없어 검사가 사건을 강도 높게 수사할 권한이 있었다. 따라서 지난 날의 사건을 놓고 조기 종결한 것을 검수완박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안 검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저의 무능함으로 인해 피해자분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이 묻힐 뻔했다"며 이같이 밝히면서 안 검사는 이와 관련 "피해자분과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 사과했다. 이어 "저는 계곡 살인 사건과 관련해 경찰 의견대로 내사 종결할 것을 지휘했다"며 "경찰이 변사사건 수사를 하고 저는 그 기록만 받다 보니(이 단계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가 이뤄질 수 없었음)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을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수사 경험이 부족한 검사가 살인사건 등 중요 사건을 맡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강력범죄 수사 경험이 필요한 대목이다. 경찰은 수사에 진전이 없는 사건은 조기에 종결하고 싶어 할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검사가 서류만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는 것은 피해자의 입장에 보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이런 것들을 총체적으로 감안해 보면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정식 검사에 임용되더라도 상당한 기간 검사 시보(試補)로 근무한 후 정식 검사로 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검찰이 경찰뿐만 아니라 검찰도 사건의 실체관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한 '검수완박' 법안은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과 경찰 등 다른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요청권을 모두 없애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거야 말로 검찰의 수사에 족쇄를 채우는 일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렇다면 더불어민주당이 왜 검찰에게 족쇄를 채우려고 하는 것일까? 그것은 문재인 정권동안 저지른 죄에 대한 처벌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라는 것이 많은 국민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세상일은 그들의 생각대로 잘 되지 않을 것이다.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이 그토록 갈망했던 이재명 후보가 낙선하고 윤석렬 후보가 당선되면서 세상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하지 않았는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검수완박’을 밀어부친다면 지방선거에서도 통한의 후회를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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