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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깨우는 부처님 법문

[특별기고] 부처님 오신 날에 우리 모두 존귀한가를 생각해본다.

글 - 박교순 박사, 간다라문화예술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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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불기 2565년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탄생하시자마자 한 손을 하늘로 쳐들고 다른 한 손은 땅을 가리키며 동서남북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시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란 말을 하셨다는 말은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말의 의미를 ‘하늘과 땅에 오로지 나만이 최고로 존귀하다’로 알려져 있다. 천상에서 우매하고 무지한 중생들을 깨우쳐주시기 위하여 이 땅에 내려오신 분이니 마땅히 홀로 존귀한 자임이 분명한데 과연 그 석가모니 부처님 자신 한 분 만이 존귀하다고 말씀 하셨을 것인가 결코 그렇지가 않다. 너와 나 우리 모두 스스로가 다 가장 존귀하다는 뜻이다. 불교식 용어로 우리 모두가 불성(부처가 될 수 있는 본성, 자성)이 있다는 말로 불교의 본 뜻이다.

 

그런데 과연 지금 우리의 자화상은 어떤가?

자신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기고 남을 존귀하게 여기고 있는가?

 

우리는 이 세상을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크게 나누어 국가를 이끌어가는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을 비롯해 나라 살림살이를 하는 공무원과 국민들, 기업을 이끌어가는 총수와 직원들, 종교에서는 불교의 스님들, 기독교의 목사님, 천주교의 신부님들과 신자들,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학생들, 가정에서는 부모님과 자녀들의 관계, 지금 우리는 이러한 관계를 서로 존귀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는가? 아마도 단언컨대 안타깝게도 ‘아니다‘라는 말이 즉각적으로 튀어나올 것이다.

 

그 대표적 예로 우리 사회에 몇 년 전부터 갑질이란 말과 헬조선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헬(Hell)이 지옥이란 말인데 우리 한국은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빠른 기간 안에 눈부신 경제적 성장을 이룬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로 인정받고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눈부시게 빛나게 자부심과 행복을 누리며 살아야 할 곳 한국이 지옥이라면 뭔가 크게 잘못되었지 않은가? 이렇게 된 원인이 무엇인가를 밝혀야 되지 않을까? 그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도 존귀한 자임을 모르고 남도 존귀한 자임을 모르는 주인의식이 없는 하인근성의 품격 없는 행동들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상대방의 자질과 능력을 서로 존중하며 키워나가서 서로의 삶으로 연결시켜 성취하여 행복과 기쁨을 증폭 시켜 나가는 게 아니라 억압하고 무시하며 고통을 증폭시키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부처님은 ‘모든 건 원인 없는 결과가 없다’라는 인과율, 연기법을 설하셨다. 

인과성은 불교에서만의 철학, 사상이 아니라 동, 서양 세계 전체에 걸쳐 가장 일반적인 관계를 말하고 있다. 원인과 결과의 인과율은 사회적 현상을 올바로 파악하기 위한 보편적 방식이다.

 

우리 사회에 왜 갑질이 만연할까?

어떤 형태로든 가진 자, 강자가 부리는 수직적인 관계에서의 횡포라고만 보고 있는 것 같다. 결코 아니다. 물론 언뜻 보면 맞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수평적인 관계, 즉 자신 스스로는 어떤가? 각자의 위치에서 스스로 존귀하게 여기고 주인의식을 갖고 맡겨진 일을 하고 있는가? 주인의식이 없이 생계, 생존만을 위해서, 활기찬 사회를 위한 꿈을 이루고자 하는 게 아닌 욕망을 성취하기 위한 세상의 흐름과 유행을 따라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고 여기에 왜 있는지의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우리 모두는 갑질을 하는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자기가 스스로 존귀하다는 걸 알면 남도 존귀하다는 걸 알 것이기에 결코 남을 업신여기고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며 자신이 하는 일에 행복을 느끼면 상대방을 행복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반대로 스스로 존귀하다는 자각 없이 삶의 노예, 하인근성으로 일을 한다면  자신도 괴롭고 남도 괴롭게 하는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내서 온 사회 구석구석을 고통스럽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부처님은 과거나 미래에 마음을 흘러 보내지 말고 현재 순간 순간을 깨어있으라 하셨고 예수님은 ‘항상 깨어 있으라’ 하셨다. ‘깨어있으라’라는 말은 항상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물음을 자신에게 묻고 일상생활에서 실천수행을 하라는 뜻이다.

 

진리는 결코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옆에,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고, 무겁지 않고 가볍다. 바로 항상 내가 있는 자리에서 순간 순간 알아가고, 깨달아가고 깨달은 바를 실천하는 게 제대로 진리를 실천하는 존귀한 자일 것이다.

 

실천하지 않는 종교는 죽은 종교이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천한 자이다. 천한 자는 아무리 권력과 부, 명예를 가지고 있더라도 결코 존귀한 자가 아니니 그들을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자신도 천한 자이며 스스로도 갑질을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도리어 그들을 불쌍히 여기며 스스로 존귀함의 품격을 지니고 살아간다면 모든 일상과 사회생활에서 결코 갑질을 당하는 대상이 안 될 것이며 그런 기운이 천한 자들에게 서서히 스며들어 깨우침을 줄 것이고 주변을 밝히는 진정한 품격있는 자가 될 것이다.

 

촛불의 혁명이 아닌 진리의 등불로 밝혀지는 세상!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곳곳에 오색등들이 아름답게 걸려있다.

어떠한 등을 다는 게 진정으로 아름다울까?

바로 내가 있는 주변을, 내가 하고 있는 실천수행으로 자신도 존귀하고 남도 존귀하게 여기는 행복의 파장이 갑질 역할을 하는 등을 달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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