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낙천 거사와 작소도림 선사의 이야기는 법당벽화로도 자주 그려지는 선종의 명장면이기도 하다. 도림선사는 나무위에 자리를 잡고 살았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조과선사’ '작소선사’ 라 불렀다.
도림선사의 소문을 듣고 그 지역 태수인 백낙천이 그 곳을 찾아갔다.
아니나 다를까? 선사가 나무 위에서 그가 오는 것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백낙천이 나무 위의 도림선사를 올려다보고는 말했다.
“선사께서 계신 곳이 몹시 위험합니다.”
“땅 위에 있는 태수의 위험은 더욱 심하오.”
“벼슬이 이렇게 높은데 무슨 위험이 있겠습니까?”
태수의 말에 조과선사가 답하길
“장작과 불이 서로 사귀는 것과 같이 망상과 망상이 끊어지지 않으니 어찌 위험하지 않겠소?”
밖으로는 높은 벼슬을 유지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고
안으로는 가정살이로 인한 번뇌로 심화(心火)가 끊어지지 않으니
비록 단단한 땅 위에 발을 딛고 서 있다고는 하나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당신이
높은 나무에 있는 나보다도 더 위험하다는 말이었다.
그건 그렇다치고 백낙천이 물었다.
“어떤 것이 불법의 적적 대의입니까?”
선사가 답하길
“악을 짓지 말고 선을 쌓으시오.”
백낙천이 비아냥거렸다.
“그건 세 살 먹은 아이도 아는 말입니다.”
선사가 다시 말하길
“삼척동자도 다 아는 얘기지만 팔십 먹은 노인도 실천하기는 어려운 말이오”하고
과거 일곱 부처님이 공통으로 수지했다고 일컬어지는
‘칠불통계게(七佛通戒偈)’ 게송으로 말했다.
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
모든 악을 저지르지 말고 모든 선을 행하여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라.
이것이 모든 부처의 가르침이다.
칠불통계는 역대 일곱 부처님들이 깨닫고 실천한 가르침의 핵심이다.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선을 받들어 행하라.
그리고 마음을 청정하게 가꾸는 일이 부처의 가르침이다.
즉 5악을 짓지 않고, 선을 깨끗이 닦아, 업을 깨끗이 하는 것.
칠불통계는 곧 정업을 닦는 일로 귀결되며,
5악을 짓지 않으면 마음은 저절로 깨끗해진다”는 가르침이다.
도림의 이 말은 「법구경」과 「출요경」에도 나온다.
출요경에는 ‘모든 악은 짓지 말고, 모든 선은 힘써 행하며, 제 마음을 맑게 하라.
이것이 곧 부처의 가르침이다.’라고 나오는데, 이를 보통 칠불통계라 부른다.
본래 칠불통계라는 말은 과거 일곱부처님
(비바시불, 시기불, 비사부불, 구류손불, 구나함모니불, 가섭불, 석가모니불)이
한결같이 당부한 훈계로, 곧 보편적이고 타당한 진리를 의미한다.
원효(元曉)스님은,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에서
行智具備(행지구비)는 如車二輪(여거이륜)이요
自利利他(자리이타)는 如鳥兩翼(여조양익)이니라.
지혜(판단력)와 행함(실천)이 둘을 갖춤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고
자기를 이롭게 하면서 남도 이롭게 하는 것은
허공을 나는 새의 두 날개와 같다고 말씀하셨다.
지행합일 (知行合一)이란 참된 지식은 반드시 실행이 따라야 함을 말한다.
사람과 모든 생명에게 폭력과 억압을 하지 않으며,
부당한 착취와 정의롭지 못한 일에 동참하지 않으며,
다른 이의 마음을 아프게하는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청정한 내 마음을 더럽히는 삿된 생각을 내지 않겠다는 원력과
실천으로 역대 모든 부처님의 길을 가야 할 것이다.’의 공통된 훈계를 뜻하며
보편적이고 타당한 진리를 상징한다.
이는 어느 한 곳이나 한때에 그치지 않고 동서고금을 통해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는 불변의 가르침이며,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이 설했던 법을 가장 쉽고 짧게 정리한 문구라 생각된다.
누구나 다 아는 말이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말이다.
‘나쁜 짓 하지 말고, 착한 일 하면서 살아라.’
이와 같이 살기 위해 노력할 때 마음의 평화와 행복도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미륵佛골 덕은, 만 중생들에게 발문(發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