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1 (일)

  • 맑음동두천 19.0℃
  • 맑음강릉 20.8℃
  • 구름많음서울 19.9℃
  • 맑음대전 20.7℃
  • 맑음대구 20.5℃
  • 맑음울산 17.8℃
  • 맑음광주 22.0℃
  • 맑음부산 17.8℃
  • 맑음고창 21.3℃
  • 맑음제주 20.5℃
  • 구름많음강화 18.7℃
  • 맑음보은 19.3℃
  • 맑음금산 20.4℃
  • 맑음강진군 19.5℃
  • 맑음경주시 19.8℃
  • 맑음거제 17.5℃
기상청 제공

문화ㆍ예술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 다라국의 후예들 제3부 제71회

URL복사

 

 

권우상(權禹相) 장편 역사소설 제3부 제71회

 

 

다라국의 후예들

 

 

이 무렵 다라국 도읍지인 합천 마을에 서빈(徐彬)이라는 일곱 살 난 아이가 있었

다. 그의 아버지 이름은 서운세(徐云世)이며 어머니는 고씨(高氏)이다. 서빈 아래에는 두 살이 적은 동생이 있었는데 이름은 우래(雨來)이였다. 서운세가 서빈을 낳기 전에 서운세에게는 부성지(夫成之)라는 절친한 친구가 한 분 있었다. 이 분은 가끔 서운세의 집에 와서 서운세와 장기를 두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서운세는 서빈을 낳기 전에 결혼을 하셨는데 상처(喪妻)를 하고 홀애비로 살고 있었다. 그러니까 부성지는 아내를 잃고 혼자 외롭게 사시는 서운세를 위로하기 위해 자주 서운세를 찾아온 것이다.

그날도 부성지는 서운세를 찾아 자기 집과는 십여 리나 떨어진 곳이었지만 먼 줄도 모르고 서운세의 집을 찾아왔다. 부성지와 서운세는 마치 형제처럼 다정했다. 예사 손님 같으면 사랑채 대문 앞에서 주인의 승낙을 얻은 다음 들어 갈 것이지만 부성지가 서운세의 집 사랑채를 들어가는 것은 마치 자기 집 드나들 듯 했다.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보아 두 사람의 사이가 얼마나 절친한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부성지는 사랑채 마루로 올라설 때에야 비로소 서운세가 목침(木枕)을 베고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을 알았다.

“허허 이 사람, 사람이 오죽이나 할 일이 없어면 대낮에 잠을 자고 있단 말인가, 어지간히 게으르구만..”

친구를 신뢰하고 있는 만큼 부성지는 사랑채로 들어가서 서슴치 않고 자고 있는 서운세를 깨웠다.

“여어! 운세! 대낮에 이게 무슨 잠이야.”

소리를 높여 불렀다. 서운세는 눈을 뜨고 양성지를 보더니 눈을 비비며 일어나 앉았다.

“자넨 언제 왔는가?”

“나는 지금 왔네만 이 사람아, 대낮에 무슨 잠이야, 논어(論語)에 재여(宰予)가 낮잠 잤다는 말을 들으시고 중니(仲尼)가 무어라 하셨나. 썩은 나무의 분토지장(糞土之杖)에 비하지 않았나? 오죽 할 일이 없어서 이 밝은 날에 잠을 자고 있담. 나와 장기나 한 판 두세. 어제 두 번이나 진 빚을 갚아야지.”

부성지는 옆에 있는 장기판을 서운세 앞에 갔다 놓고는 장기를 두기 시작했다. 서운세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밖을 내다보며, 가벼운 한숨만 쉴 뿐이었다. 장기를 둘 경황이 없는 모양 같았다.

“어젯밤에는 갖은 상념 때문에 한잠도 자지 못하고 아침밥을 먹고 나서야 졸려서 이제 막 잠이 들었던 참일세.”

서운세의 얼굴에는 말 할 수 없는 애수가 가득히 서려 있었다. 이 모양을 보고 부성지도 역시 동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가엾고 민망한 듯이 얼굴을 찌푸리고 서운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가벼운 탄식을 했다.

“음 알겠네, 왜 그렇지 않겠나, 나도 당해 보았던 일이요, 더욱이 옛말에 있지 않은가, 중간 상처(喪妻)는 악담에 든다고 하지 않았나, 참 자네 처지는 홀애비 신세에정말이지 딱하네, 그래도 어쨌던 마음을 고쳐 먹고 그림을 그려야지.”

부성지는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 같았다. 그는 평일과 다름없이 장기도 두고 담화도 하면서 종일토록 놀다가 저녁 때서야 돌아갔다. 부성지는 서운세가 상처(喪妻)한 후로는 하루도 기분 좋은 날이 없었다. 늘 먹구름이 낀 날이었다. 아내를 잃어버리지 않으면 서운세의 마음을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서운세의 친구인 부성지의 아버지 부방전(夫方全)은 탁순국(진해) 조정에서 벼슬을 했는데 탁순국(진해)이 다라국(합천)의 침공을 받기 수년전에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마을이 다라국의 영토로 병합되자 다라국 사람이 되었다. 이때 부방전의 아들 부성지는 벼슬을 할려고 글공부를 하고 있었다.

 

<계속>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