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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權禹相) 칼럼 = 자기의 행위 합리화는 인간의 본성

 

 

 

칼럼

 

 

      자기의 행위 합리화는 인간의 본성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1931년 5월 7일 미국 뉴욕 시에서는 살인범 검거 작전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었다. 아무런 원한도 없이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쌍권총의 명수 크로울리의 은신처가 수사진에 의해 포착된 것이다. 범인은 웨스트엔드에 있는 애인 아파트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범인을 체포하기 위해 150여 명이 동원된 경찰들은 아파트 맨 윗층을 포위하고 지붕에 구멍을 뚫었다. 그 구멍으로 최루가스를 흡입시켜 범인 크로울리를 아파트 밖으로 유인해 내려고 했던 것이다. 이와 동시에 아파트 주위 빌딩의 옥상에는 기관총이 장착되었고, 그 총구는 크로울리의 은신처를 향해 조준되어 있었다. 이러한 살벌한 분위기 상황을 모르고, 범인은 아파트 소파 뒤에 몸을 숨긴 채 무서운 기세로 쌍권총을 쏘아 댔다. 경찰 역시 일제히 이에 응사했고, 이 일대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였다. 실탄이 모두 소모된 범인은 더 이상 반항하지 못하면서 결국 경찰에 체포되었다.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전기 의자에 앉았을 때 그는 ‘나는 많은 사람을 죽였으니까 죽는 것은 마땅하다’고 하지 않고 “나는 정당방위를 한 것 뿐이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죽게 되다니 억울하다.” 이렇게 말했다. 미국 전역을 공포에 떨게 했던 암혹가의 황제 알카포네는 깽단 두목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악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알카포네가 경찰에 체포되었을 때 오히려 사회를 위해 노력했던 자신의 선행을 세상에 알려주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원망했다. 뉴욕의 악명 높은 조직폭력배 더치 슐츠도 마찬가지였다. 폭력 집단끼리의 총격전에서 목숨을 잃게 된 더치슐츠는 죽기전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사회사업가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된 점을 보면 자신의 범법 행위에 대해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 합리화시키고 자신이 사형수로 처형되는 것이 억울하다고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데일 카네기는 이렇게 말했다. “타인의 잘못을 들춰내어 비난하는 것은 쓸모없는 짓이다. 왜냐하면 비난을 받는 대상은 곧 방어 태세를 갖추고 어떻게 해서든 자가 자신을 정당화하려고 한다. 게다가 자존심을 상하게 된 상대방은 결국 반항심을 갖게 되어 오히려 상황을 더욱 더 악화시킨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일수록 자기 자신의 행위를 미화하고 남을 헐뜯으려고 하는 법이다. 이것은 곧 인간은 옳지 않는 일을 했으면서도 오히려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는 경형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경향은 악한 사람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요즘 n번방 사건이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n번방 사건은 2018년 하반기부터 올해 3월까지 텔레그램 다스코 등 메신저 앱을 이용해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디지털 성범죄, 착취사건이다. 피해자는 중학생 등 미성년자를 많이 포함하고 있으며, 가해자 규모는 최소 3만 명 내지 수만 명에서 많게는 3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박사방의 경우 확인된 사람은 최소 74명이 되고, 그중 아동청소년 등 미성년이 16명이 된다고 하니 매우 중대한 사건이다. n번방은 2019년 2월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을 「노예」라고 부르며 성착취 사진을 올리고, 신상정보까지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팅방이 있다는 사실이 디시인사이드의 야구 갤러리, 일베 등의 남초 커뮤니티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그 정체를 드러내게 됐다고 한다. 특히 「갓갓」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유저가 1번방부터 8번방까지 채팅방 즉 일명 n번방을 만들어서 운영하면서 여기에 성착취 음란물을 올렸고, 「외치멘」이란 닉네임은 「고담방」이라는 텔레그램 방에 그 링크를 올려 접속하게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는 이 사건을 보면서 각종 범죄에 말려들기 쉬운 매우 무서운 사회에 살면서도 청소년들은 그 위험도를 깨닫지 못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보기에는 이 사건의 범인도 자신의 행위에 대해 정당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자신의 행위에 대한 합리화는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고 했다. 일본에 있을 때 어머니는 내 방의 벽에 닛뽄도(日本刀)를 걸어 놓고 “지식은 칼과 같다(知識は剣と同じ)”는 것을 잊지 말고 공부를 하라고 했다. 지식은 잘못 사용하면 흉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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