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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權禹相) 칼럼 = 네 번째 총각이 마음에 든 노처녀

 

 

 

칼럼

 

 

                          네 번째 총각이 마음에 든 노처녀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옛날에 한 처녀가 신랑감은 고르다가 그만 혼기를 놓쳐 노처녀로 살아가는 신세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중매쟁이들이 오면 고르지 않고 시집을 가겠다고 마음 먹었다. 어느날 중매쟁이가 찾아왔다. 처녀가 신랑감을 워낙 까다롭게 고른다는 소문을 들었기에 아예 네 사람의 신랑감을 가져와 말했다. “낭자! 들어 보구려, 한 총각은 공부를 많이 해 문장가로 알려진 선비라오. 그리고 다음은 말타기와 활쏘기를 잘하여 소문이 난 씩씩한 무인이랍니다.” 이렇게 설명한 중매쟁이가 처녀의 눈치를 잠시 살펴보니 별로 좋아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말을 계속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물이 항상 고여 있는 저수지 아래에 비옥한 농토를 많이 가진 부잣집 아들입니다. 늘 물 걱정이 없어 수확을 많이 올리지요. 그 다음 네 번째는 으음.. 낭자가 어떻게 생각할지...이 총각은 정력이 매우 강한 청년이랍니다. 뻗어 나온 양근에 돌을 가득 담은 큰 주머니 끈을 걸고 허리를 움직여 빙빙 돌리면 그 돌주머니가 머리위까지 넘어서 휙휙 돌아가는 그런 청년이지요. 낭자! 어때요? 이 넷 총각 중에서 한 사람을 골라 보아요.” 이렇게 소개하면서 네 사람 중에서 신랑감을 고르라고 했다.

 

 

처녀는 잠시동안 생각을 하더니 노래를 지어 대답했다. 내용은 이렇다. 「공부를 많이 해 문장을 잘 짓는 선비는 뜻이 넓어서 고생만 시킬 것이고, 활을 잘 쏘는 무인은 전쟁에 나가 죽을 것은 뻔하지요. 저수지 아래 좋은 논을 가졌다 해도 가뭄에 물 마르는 흉년이 들면 어쩔 도리가 없을 테고, 뭐래도 돌을 담는 주머니를 걸어 위까지 돌리는 그 억센 총각이 내 마음에 든답니다」 아계(鴉溪) 이산해(李山海)는 조선 중기 문인으로 선조임금 시대를 풍미한 걸출한 정객이다. 4조(祖) 판서와 도승지, 대사성, 우의정, 좌의정을 거쳐 영의정도 몇 차례 지냈다. 시와 서화에도 능해 문필가로 불리며 그의 아호를 딴 「아계집」은 문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이산해의 출생 설화는 이렇다. 이산해의 아버지 이지번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중국 산해관(山海館)에 유숙하던 날 밤 멀리 집에 있는 부인과 성관계하는 꿈을 꾸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수 천리 밖에 있는 부인도 같은 날 남편과 성관계하는 꿈을 꾸고 임신하게 되었다. 당시 문중에는 여자 혼자 아이를 가졌다 하여 뭇매를 때리거나 친정으로 내쫓도록 했다. 이때 토정 이지함이 토정비결로 운수를 풀어보더니 “형님이 귀국할 때까지 기다려 보자”고 하면서 간곡히 만류했다. 당시엔 중국을 다녀오자면 짧게는 몇 달을, 길게는 일년 이상 걸리던 때였다. 마침내 이지번이 귀국하여 꿈꾼 사실을 말하고 부인이 꿈 꾼 날짜까지 일치하자 부인이 불륜으로 잉태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렇게 해서 출생한 아들이 이산해인데 꿈을 꾼 장소가 산해관(山海館)이라 이름을 산해(山海)라고 지었다.

 

 

이 설화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국내 권위 있는 기관에서 발행한 유명 사전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이산해의 묘는 충남 예산군 대술면 방산리에 있다. 풍수지리로 보면 간좌곤향(서남향)으로 강릉에서 목포를 바라보는 방향이다. 혈장(穴場) 자체가 마치 거대한 왕릉을 연상시키며 결인목이 잘록한데다가 좌우 사신사 호위가 편안한 지형이다. 후손들이 비보풍수로 조성해 놓은 연못 가운데의 삼연봉(三連峰)이 직사(直射)로 빠지려는 설기(泄氣)를 막아준다. 주변의 산 모양을 오행과 대비시켜 물형을 견줘보면 목형체의 산은 얼핏 보면 무성한 나무를 연상하게 되는 산형으로 문필가가 배출된다. 화형체는 산 정상이 날카롭게 뾰죽 뽀죽하며 매우 급하게 다가오는 산형이다. 서울의 관악산이 대표적인 화형산으로 열사, 장군 등이 나온다. 토형체는 넓고 길쭉한 산 모양으로 부귀를 갖춘 사업가가 나온다.

 

 

금형체는 마치 가마솥을 엎어 놓은 듯한 산 모양으로 관료나 문관 등 공직을 맡는 기상이다. 수형체는 장강대하의 강물이 흐르는 모양으로 파도처럼 굴곡이 있는 산형이다. 천부적으로 예술가 기질을 타고나게 된다. 오행중 목(木)은 바람, 화(火)는 열기 또는 습기, 수(水)는 냉기를 내포하고 있다. 이중 천간(天干)은 하늘을 상징하고 있어 지지(地支)보다는 오묘한 조화를 능숙하게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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