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ㆍ예술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 다라국의 후예들 제1부 제14회

 

 

 

 

권우상(權禹相) 장편 역사소설 제1부 제14회

 

 

                                다라국의 후예들

 

 

그러자 왕비는 추측이긴 하지만 공주가 효동과 함께 어디론가 몸을 숨긴 것이 아닌가 싶다고 왕에게 말했다. 거타지왕은 그 애들이 왜 함께 몸을 숨긴단 말이냐고 하면서 그럴 까닭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왕비는 혹시 공주하고 효동이 사고를 친 것이 아니겠느냐고 하자 거타지왕은 공주의 신분으로서 그럴리가 없다고 했다.그래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어찌하다 보니 사고를 치고 수습할 방도가 없으니까 함께 도망을 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왕비가 말하자 거타지왕은 사고라니 무슨 사고냐고 묻자 왕비는 둘이 같이 있다가 혹여 하면서 말끝을 흐리자 거타지왕은 무슨 말인지 알아차리고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자신의 과오가 크다고 하면서 젊은 남녀를 함께 붙여 놓은 꼴이 되었다면서 난감해 했다. 왕비가 이것이 사실이라면 어찌하시겠느냐고 묻자 거타지왕은 효동을 잡아서 처형시켜야 한다고 했다.

왕비는 요즘 공주의 행동이 좀 이상하긴 했다고 하면서 그렇게 쾌활하던 아이가 잘 웃지도 않고 왕이 머무는 대전에 그렇게 자주 들락거리던 아이가 잘 오지도 않고 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기를 싫어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혹시 공주가 효동에게 무슨 일을 당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왕비의 말을 듣고 있던 거타지왕은 할 말을 잃은 듯 얼굴에 굳은 표정이 역력했다. 왕비는 공주가 이제 시집갈 나이가 되어 궁궐을 떠날 생각에 고민도 많고 걱정도 되어 그러는 줄로만 생각했었다고 하면서 자신이 꼼꼼이 챙기지 못한 탓이라고 했다. 왕비는 눈물을 옷깃에 닦으며 흐느꼈다. 거타지왕은 이 아이들이 멀리가서 깊이 숨는다면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터인데 어디서 무슨 방도로 찾을 수 있을 지 난감해 하였다. 왕비는 찾지 말고 그냥 놔두자고 했지만 거타지왕은 자식이 없어졌는데 찾지 말고 그대로 놔두라니 말이 되느냐고 했다. 그러자 왕비는

“보아하니 공주가 패물을 모두 가지고 간 것 같은데 그렇다면 한 동안은 큰 걱정없이 지낼 수 있을 것이고 효동도 같이 갔을 것이니 어딘가에서 신분을 감추고 살 것이 아니겠사옵니까? 그러다가 세월이 흐르면 연락해 올 것이니 그때까지 참고 기다려 보시옵소서“

하자 거타지왕은 그렇게 하기로 했다. 궁궐에서는 미파공주에 관한 일을 일체 발설하지 말라는 함구령이 내려졌다.

 

한편 임라국(대마도)에 온 미파공주와 효동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산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했다. 한참을 걷자 어느 마을에 도착했다. 미파공주와 효동은 이곳 상황을 알아야 했다. 주막 같은 집이 있어 여기에 들러 일단 허기진 배를 채우고, 효동은 노파에게 이곳이 어딘지 묻자 노파는 의아한 눈빛으로 효동과 미파공주의 모습을 유심이 바라보더니 임라국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당신들은 누구냐고 물었다. 그러자 효동이 사냥을 나왔다고 하자 요새 산에는 호랑이들이 자주 나타난다고 하면서 호랑이 한 마리만 잡아 가죽을 팔면 몇 달은 편히 앉아서 먹고 살 것이라고 했다. 산 하나를 넘어 다시 산으로 접어 들자 산이 높고 바위들이 많아 험한 산길이 나왔다. 산을 벗어나자 키가 작은 나무들이 서 있었고, 주로 초원이 많았다. 여기 저기에 염소떼들이 보이고, 말도 뛰어 놀고 있었다. 처음 보는 임라국 땅이 신비롭게만 여겨졌다. 한참을 가다보니 이러 저리 떠돌며 염소떼를 키우는 임라국(대마도) 백성들의 집들이 보였다. 미파공주와 효동은 인근에 어느 집을 찾아 들었다.

<계속>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