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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 다라국의 후예들 제1부 제3회

 

 

권우상(權禹相) 장편 역사소설 제1부 제3회

 

 

                                               다라국의 후예들

 

 

다음날 아침, 일행은 다시 남쪽을 향하여 출발했다. 얼마쯤을 가자 바다가 나타났다. 거타지는 바다(南海) 주변을 둘려 본 후 마천우에게 이곳에 정착하는 것이 어떠냐고 묻자 마천우는 조금만 더 가면 옛 성도 있다고 하면서 그곳이 여기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했다. 거타지는 일행들에게 조금만 더 가자고 격려하며 서쪽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며칠을 더 가자 허물어진 큰 옛 성이 하나 있었다. 마천우(馬天宇)는 돌로 쌓은 성(城)을 가리키며 이곳에 도읍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거타지가 토질을 살펴보니 농사짓기에 적당할 것 같았고, 바다도 있고 강(하구)도 있으니 도읍지로서는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거타지는 일행들을 불러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 어떠냐고 묻자 달마천 장군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높은 산은 없으나 바다가 휘돌아 감싸고 있어 적군으로부터 방어하기 쉽고 수운도 편리하고, 토질도 비옥한 것을 보니 농사도 잘 될 것 같다고 하면서 군사력을 키우기에 적당하고 들짐승들이 많은 것을 보니 부족한 식량을 보충하기에도 좋을 것 같아 좋은 곳이니 이곳에 자리를 잡자고 하면서 다른 곳에 가도 이만한 땅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하면서 모두 이곳에 자리를 잡자고 했다. 이렇게 해서 그곳에 짐을 풀고 백성들과 군사들이 힘을 합쳐 우선 허무러진 옛 성을 수리했다. 적으로부터의 침입을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재를 운반해 와 성안에 거처할 집도 지었다.

어느날 거타지가 달마천 장군에게 사람을 보내 사이기국 아진타왕의 근황을 알아 오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얼마 후에 달마천 장군은 보고 하기를 아진타왕과 왕비는 다라국 군사들과 싸우다 나라가 함락되자 사당으로 들어가 자결하여 죽고, 군사들과 백성들은 뿔뿔이 흩어져 매우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거타지는 마천우, 걸우찬, 배처 등 삼공과 달마천 장군 등을 불러 사이기국이 안타깝게도 결국 멸망하고 아진타왕이 자결하였으니 새로 나라를 세워야겠다고 하면서 나라 이름을 무엇이라고 하면 좋겠느냐 묻자 마천우는 탁순국(卓淳國)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신하들도 모두 찬성했다. 이렇게 하여 마천우, 걸우찬, 배처 등 삼공은 신하들과 백성들의 의견을 모아 거타지(巨他之)를 왕으로 추대하기 위해 제단을 마련했다. 신하들은 소와 돼지를 잡아 제물을 단위에 올려 놓고 거타지에게 단에 오르기를 청하니 옷매무새를 바로잡고 의기가 북받쳐 단에 올라 향을 피우고 두 번 절을 한 후 명세하는 글을 읽었다.

“사이기국의 조정이 불행하여 나라를 잃었습니다. 나라를 잃은 슬픔을 어찌 모르겠습니까마는 다시 사직을 일으켜 위로는 하늘에 계시는 조상을 섬기고 아래로는 땅에 거주하는 백성들은 편안하게 하고자 명세하오니 천세만세 후대를 이어 가게 해주십시오. 천지신명과 조상의 영명한 넋께서 부디 모두 살펴주시옵소서!”

맹세의 글을 읽고 나서 제물로 잡은 짐승의 피를 땅에 뿌리는데 신하들은 눈물을 뿌렸다. 탁순국 왕으로 추대된 거타지 왕은 신하들에게 그 동안의 노고를 치하 하고 조국인 사이기국이 망한 것은 안타깝기 짝이 없지만 우리는 살아남아 지금 이곳에 새로운 나라를 세웠고 나라 이름을 탁순국(卓純國)이라 정하였으니 앞으로 탁순국이 강해지면 다라국에게 빼앗긴 사이기국을 다시 찾을 것을 명세하였다. 그러면서 탁순국(지금의 진해)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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