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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연재

만농의 우리고을이야기-「善山地理圖十絶」

三峯 鄭道傳의 서울八景, 四佳 徐居正의 대구十景과 같이 善山都護府使로 근무시절 金宗直선생이 노래한 ‘善山의 아름다운 十景’

 
▲ 善山府使 金宗直선생의 ‘影幀과 文集’ 
十景은 金宣弓舊居, 太祖山, 桃李寺, 善山邑城, 祭星檀,
吉再舊居, 迎鳳里, 烈女藥加, 月波亭, 寶泉灘

善山地理圖十絶
金宗直
故家喬木至今存。太守應先下里門。半是簪纓半刀筆。順忠公後幾雲孫。 金大匡宣弓。諡忠順。佐麗祖有功。府之士族及鄕吏之爲金氏者。皆宣弓後。

옛집의 높은 나무가 지금도 남아 있으니 / 故家喬木至今存
태수는 응당 먼저 이문에서 내리리라 / 太守應先下里門
반은 벼슬아치이고 반은 아전들이었으니 / 半是簪纓半刀筆
순충공의 후손이 몇 대나 내려왔는고 / 順忠公後幾雲孫

대광(大匡) 김선궁(金宣弓)은 시호가 순충인데, 고려 태조(高麗太祖)를 도와 공이 있었다. 부(府)의 사족(士族) 및 향리(鄕吏)로서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은 모두 김선궁의 후손이다.

指爲水火是甄王。仁義終能定四方。試覓山中盤馬處。岩花澗草發天香。 府東十里許。有大祖山。俗傳麗祖邀甄萱時駐處。

물불 같다 지목된 자가 바로 견왕이었지만 / 指爲水火是甄王
인의가 끝내는 능히 사방을 평정하였네 / 仁義終能定四方
산중에 말 타고 전쟁한 흔적 찾아 보니 / 試覓山中盤馬處
바위틈 꽃과 시냇가 풀이 향기를 풍기누나 / 巖花澗草發天香

부의 동쪽 10리쯤에 태조산(太祖山)이 있는데, 세속에 전하기를, 고려 태조가 견훤(甄萱)을 맞아 싸울 적에 주필한 곳이라 한다.

桃李山前桃李開。墨胡已去道師來。誰知赫赫新羅業。終是毛郞裏灰。 桃李寺。在府東十五里。新羅時。沙門墨胡子。至府之道開部曲毛禮家。禮作窟室以奉之。墨胡死。有稱阿道者又至禮家。禮奉之如墨胡。道嘗往東都而還。冬月。見山前桃李盛開。構寺以居。遂爲名。此新羅佛法之始。

도리산 앞에는 도리의 꽃들이 피었는데 / 桃李山前桃李開
묵호자는 이미 떠나고 도사가 왔도다 / 墨胡已去道師來
신라의 빛나는 왕업을 누가 알리오 / 誰知新羅業
끝내는 모랑의 움 속의 재가 되어 버렸네 / 終是毛郞裏灰

도리사(桃李寺)는 부의 동쪽 15리쯤에 있다. 신라 때에 승려 묵호자가 부의 도개부곡(道開部曲) 모례(毛禮)의 집에 오자, 모례가 움집을 만들어 그를 받들었다. 묵호자가 죽자, 아도(阿道)라는 자가 또 모례의 집에 왔으므로 모례는 또한 그를 묵호자처럼 받들었다.

그런데 아도가 일찍이 동도(東都)에 갔다 돌아와서는, 겨울철인데도 산 앞에 복사꽃·오얏꽃이 성하게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여기에 절을 지어 살면서 마침내 도리사라 이름하였으니, 이것이 신라 시대 불법(佛法)의 시초인 것이다.

李候板築得天時。海寇遊魂不敢窺。爲問遺祠在何處。壞城秋草自離離。 麗末。倭兵寇州。知州事李得辰築城以禦之。邑人德之。立廟以祀。今廢。

이후가 쌓은 성이 천시를 얻었는지라 / 李侯板築得天時
왜구의 무력한 넋이 감히 엿보지 못하였네 / 海寇遊魂不敢窺
물어 보자 남은 사당이 어느 곳에 있느뇨 / 爲問遺祠在何處
허물어진 성에 가을 풀만 절로 우거졌구나 / 壞城秋草自離離

고려 말기에 왜병(倭兵)이 주(州)에 침입하자, 지주사(知州事) 이득신(李得辰)이 성을 쌓아 그들을 방어하였으므로, 읍인(邑人)들이 이를 은덕으로 여겨 사당을 세워 향사했는데, 지금은 폐해졌다.

竹杖菴邊古樹。石槃猶鎭壽星壇。聖神今日輝南極。負海人將指點看。 府西五里。有竹杖寺。麗時。祭南極老人星于此。

죽장암 가에는 고목들이 빽빽이 서 있는데 / 竹杖菴邊古樹
석반은 아직도 수성단을 누르고 있네 / 石槃猶鎭壽星壇
성신이 오늘도 남극성에 빛나니 / 聖神今日輝南極
변방인들이 장차 손으로 가리키며 보리라 / 負海人將指點看

부의 서쪽 5리쯤에 죽장사(竹杖寺)가 있는데, 고려 때에 여기에서 남극 노인성(南極老人星)에 제사하였다.

烏山鳳水恣佯。冶隱淸風說更長。婢亦能詩相杵。至今人比鄭公鄕。 吉再隱居金烏山鳳溪洞。世言再之家婢。粟時亦以詩詞相杵。

오산과 봉수를 이리저리 마음껏 거니노라니 / 烏山鳳水恣佯
야은의 맑은 바람 말하면 다시 길어지네 / 冶隱淸風說更長
밥짓는 계집종도 시 읊으며 절구질하니 / 婢亦能詩相杵
지금도 사람들이 정공향에 비유한다오 / 至今人比鄭公鄕

길재(吉再)가 금오산(金烏山) 봉계동(鳳溪洞)에 은거하였는데, 세상에 전하는 말에 의하면, 길재의 가비(家婢)들도 곡식을 찧을 때에 또한 시사(詩詞)로써 절구질을 했다고 한다.

鄕人從古重膠庠。翹楚年年貢舜廊。一片城西迎鳳里。靑衿猶說壯元坊。 迎鳳里。在西門外。田可植,鄭之澹,河緯池。皆壯元。

마을 사람이 예로부터 학교를 중히 여기어 / 鄕人從古重膠庠
뛰어난 인재들을 해마다 조정에 바치었네 / 翹楚年年貢舜廊
성 서쪽에 자리잡은 조그만 마을 영봉리를 / 一片城西迎鳳里
학도들은 아직도 장원방이라 말하누나 / 靑衿猶說壯元坊

영봉리는 서문(西門) 밖에 있는데, 전가식(田可植)·정지담(鄭之澹)·하위지(河緯地)가 모두 장원을 했었다.

滄海茫茫紫鳳騰。八年生理只孤燈。歸來試把菱花照。上丹霞一半凝。 鳳溪有烈女。名藥加。其夫爲倭所虜而去。藥加不知存沒。不食肉。不脫衣裳而寢凡八年。而夫生還。復爲夫婦。

아득한 넓은 바다에 자색 봉황이 날아가니 / 滄海茫茫紫鳳騰
팔 년 동안을 외로운 등잔 벗삼아 살았도다 / 八年生理只孤燈
돌아와 시험삼아 거울 가져다 비추어 보니 / 歸來試把菱花照
뺨 위에 붉은 놀이 반쯤이나 엉기었구나 / 上丹霞一半凝

봉계(鳳溪)에 이름이 약가(藥加)라는 열녀(烈女)가 있었는데, 그의 남편이 왜인(倭人)에게 잡혀 갔다. 약가는 남편의 생사를 알지 못한 채, 무릇 8년 동안이나 고기를 먹지 않고 옷도 벗지 않고 자곤 하다가 끝내 남편이 살아서 돌아오자 다시 부부(夫婦)가 되었다.

扶桑使者每楊。十里樽牢慣送迎。賴是聖明聲敎遠。頭頻上月波亭。 亭在府東十里餘次津上。日本使臣自水路者。本府必設宴于此。

일본의 사신이 매양 배 타고 올 때마다 / 扶桑使者每楊
십 리까지 잔치 마련해 송영하기 관례로세 / 十里樽牢慣送迎
성명한 임금의 성교가 멀리 미침을 힘입어 / 賴是聖明聲敎遠
고을 원이 자주 월파정을 오른다오 / 頭頻上月波亭

월파정은 부의 동쪽 10리쯤 되는 여차진(餘次津) 가에 있는데, 수로(水路)로 오는 일본(日本)의 사신에 대해서는 본부에서 반드시 여기에서 잔치를 베푼다.

寶泉灘上集商帆。千室人人食有鹽。誰要脂膏營什一。古來長吏罕能廉。 寶泉灘。在海平縣西五里。海商。每春秋泊船于此。販以歸。

보천탄 위에는 장삿배들이 모여들어 / 寶泉灘上集商帆
일천 가호 집집마다 소금을 먹게 되었네 / 千室人人食有鹽
누가 백성에게 착취하여 영리를 꾀하는고 / 誰要脂膏營什一
예로부터 청렴한 장관이 드물었다오 / 古來長吏罕能廉

보천탄은 해평현(海平縣) 서쪽 5리쯤에 있는데, 바다의 장사치들이 봄가을마다 이곳에 배를 대고서 물건을 팔아 가지고 돌아간다.

(lee7997@hanmail.net)
<한주 이진상 기념 사업회 이사 이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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