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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權禹相) 칼럼 = 성벽과 같은 우리의 피부

 

 

칼럼

 

 

 

                        성벽과 같은 우리의 피부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우리 몸에 가장 바깥에 있는 피부가 표피다. 여름에 피부를 태우면 며칠 후 하얀 껍질이 벗겨지는데, 이것이 바로 표피다. 표피에는 혈액이 흐르지 않아 벗겨 내도 출혈하지 않는다. 표피의 맨 위쪽은 평평한 핵이 없는 상피 세포들이 겁쳐져 있으며, 맨 바깥 세포층은 단단한 각질로 되어 있다. 이 각질층 밑에는 투명한 세포층이 있고, 그 밑에는 다각형의 세포층이 있다. 피부에서는 날마다 수백만 개의 새로운 표피 세포가 만들어진다. 표피의 맨 밑의 세포층에는 멜라닌이라는 색소가 들어있다. 이 색소의 양이 많고 적음에 따라 피부 빛깔이 달라진다고 한다. 피부는 살아 숨 쉬는 생물이기 때문에 질병에 걸릴 수 있다. 피부병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알레르기 반응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만성 피부염이다. 발병의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유전적 요인과 관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곰팡이나 먼지 때문에 피부염 증상이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피부 전체가 건조하고 가려움을 동반한다. 특히 목 주위는 검게 변하고 팔꿈치와 무릎의 피부가 두꺼워진다. 또한, 중증이 되면 온몸의 피부가 빨갛게 변하고 각질이 부슬부슬 떨어진다. 대상포진은 수두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일어나는 발진으로 신경의 주행에 따라 띠 모양으로 발생한다. 가슴, 복부, 얼굴에 잘 생기며 각막에 생겨서 시력 저하를 초래하기도 하고, 귀에 생겨서 청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주요 증상은 몸 좌우 한쪽에 신경통 같은 심한 통증이 있고, 쌀알 정도 크기의 수두가 생긴다. 띠 모양으로 늘어선 수두는 딱지를 만들고 심할 때는 궤양이 되기도 한다.

 

 

가장 흔한 무좀(수족백선)은 백선균의 감염으로 생기는 피부병이다. 감염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균의 증식이 늘어나면 피부가 하얗게 일기도 하고 두껍게 딱딱해져 불쾌한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청춘의 심블이라는 여드름은 젊은이들에게는 큰 고민거리다. 피지가 다량 분비되어 모공이 막히고 모공 안에서 세균이 번식해서 염증이 생긴다. 성인은 피질의 분비가 적어도 화장이나 스트레스에 따른 호르몬 밸런스의 흐트러짐으로 생기기도 한다. 피지선이 많이 모여있는 얼굴에 주로 생기며 사춘기 때는 코와 이마, 성인이 되면 턱과 입 주변에 잘 생긴다. 그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피부질환이 있지만 피부는 우리 몸을 보호해 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대 도시들의 거주자들은 침입자들을 막기 위해 방어벽을 세웠다. 그러한 도시의 성벽은 적을 저지하는 보루의 역할을 하였고 수비군이 도시를 보호할 수 있게 해 주는 방벽의 역할도 하였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몸에도 타고난 보호용 “벽”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의 피부다. 피부는 어떻게 침입자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까? 피부의 표면에는 박테리아와 그 밖의 미생물이 아주 많은데, 그중 일부는 감염과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피부는 수동적인 방어벽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또한 피부는 수비군 역할을 하는 항균성 단백질 펩티드를 생산해서 침입자를 물리치기도 하는 것 같다. 이 수비군의 일부는 항상 보초를 서고 있다. 그런가 하면 피부에 상처가 났을 때 소집되어 출동하는 수비군들도 있다. 발견된 항균성 펩티드 중 처음 두 집단을 디펜신과 카델리시딘이라고 하는데, 이 두 개의 집단은 항시 비상 대기 중인 수비군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피부에 상처가 나거나 염증이 생기면 표피 세포들은 그에 대한 반응으로 이 두 가지 물질을 분비한다. 이 물질들은 침입자들의 세포막에 구멍을 뚫어 그 침입자들을 죽인다. 2001년에 독일 튀빙겐 대학교의 연구팀은 병원균과 싸우는 또 다른 형태의 단백질을 발견해서 더미시딘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이 단백질은 항상 활동을 하는 단백질이다. 앞서 언급한 다른 두 집단과는 달리, 더미시딘은 건강한 피부의 땀샘에서 생성된다. 이 단백질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땀을 흘리는 것이 병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지나치게 씻는 사람들이 오히려 피부 감염과 습진에 더 잘 걸리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될지도 모른다. 고대 도시의 성벽처럼, 우리의 피부는 침입하는 적들을 막아 주는 방어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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