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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權禹相) = 병졸 만명 얻기 보다는 장수 한명을

 

 

칼럼

 

 

                                   병졸 만명 얻기 보다는 장수 한명을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한국당은 「병졸 만 명을 얻기보다 장수 한 명을 얻는 것이 어렵다」는 말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역사를 모르면 위대한 정치가가 될 수 없는 일국의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오나라 왕 합려(闔廬)가 손무를 군사(軍師)로 두고 늘 싸움에서 이길 대책을 논의했다. 어느 해 가을, 오. 채. 당 세 나라는 크게 군사를 일으켜 회예(淮汭)에 집결했다. 합려가 직접 대군을 거느리고 손무, 오자서, 백비 등 장수들이 종군하는 가운데 합려의 동생 부개도 5천의 기병대를 거느리고 합류하자 오나라로서는 가히 거국적인 출병이었다. 초나라에서는 지난번의 패전을 설욕하려고 자상을 대장군, 심윤술을 부장군으로 하여 대군을 이끌고 출전했다. 예장에서 한수 상류에 걸쳐 오나라의 연합군은 한수 북쪽에 진각을 세우고 초나라군은 남쪽 기슭에 진을 친 채 양쪽 군대는 서로 대치했다. 손무는 적이 공격해 올 때 생기는 헛점을 타서 일시에 무찌르기로 하고 오직 굳게 지키며 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양쪽 군대는 거의 한 달 가까이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

 

 

합려의 동생 부개가 말했다. “서로 적과 대치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먼저 초나라 군사를 이끌고 있는 자상 부대를 공격하면 초나라는 쉽게 무너질 것입니다. 저에게 선봉을 맡겨 주십시오” 합려는 손무에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오?” “소신이 보건대 초나라군은 머지않아 저절로 무너질 것으로 보입니다. 병법에서도 적과 싸우지 않고 적을 이기는 것이 최상의 전략으로 봅니다. 만일 선제공격을 시도하다가 자칫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되면 연합군이란 약점 때문에 안에서 무너질 수 있습니다. 종기가 곪아서 곧 터질 것이 예상된다면 그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상책입니다. 더욱이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이긴 다음 초나라 서울까지 5천리를 쳐들어갈 것이므로 되도록 군력을 아껴야 할 것입니다.” “손공의 말이 옳다” 합려는 부개의 건의를 물리치자 부개가 말했다.

 

 

“옛말에 이르기를 신하로서의 도리는 좋은 일을 위해서는 반드시 왕의 명령에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오늘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내가 오늘 분전하다 전사하더라도 나쁜일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니 나에게 여한이 없다. 모두들 내게 목숨을 맡기고 따르라” 부개는 5천의 기병대를 이끌고 전광석화처럼 초나라를 공격했다. 적진에 들어가 보니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았다. “앗뿔사 내가 속았구나!“ 뒤돌아 후퇴할려는데 초나라 군사들에게 포위돼 버렸다. 부개의 5천 기병대는 전멸되고 부개는 병졸 몇 명만 데리고 도망쳐 돌아왔다. 부개는 말했다. ”한번 실수는 병가상사라 했습니다“ 부개는 5천의 군사를 잃어도 아무런 죄책감도 없었지만 합려는 부개가 동생이라 처벌하지 않았다. 「군에 군령이 서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통솔한단 말인가」 손무의 가슴속은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이 구름처럼 일었다. 「싸움이란 마음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 이미 마음에서 이겼다고 자신감을 갖은 후 그것을 실전에서 입증시켜야 한다」 부개는 원래 책략이 비상하고 장수로서의 자질도 출중한 인물이었다. 이번에 왕의 군령을 어기면서까지 독단적으로 감행한 싸움은 적군에서는 ‘나’같은 장수가 없을 것이라는 오만함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이런 부개의 오만함은 다음 전쟁에서 나타났다.

 

 

군령을 어기고 독단적으로 공격을 했다가 적의 어린진(魚鱗陳)에 걸려 많은 군사를 잃자 왕이 용서할 것 같지 않아 오나라 서울을 점령하여 모반을 꾀했지만 손무의 전략에 말려 반란군은 괴멸되고 부개는 한낱 보잘 것 없는 인간으로 생애를 마감했다. 초나라와 싸워 연승한 합려는 ”이제 패권은 내가 차지했으니 누가 감히 나를 치겠는가“ 하는 오만함에 빠지자 손무는 그것을 지적했지만 합려는 미녀들과의 색사에만 열중했다. 손무는 떠날 때가 된 것을 알고 관직에서 물러났다. 그후 간신들에 둘러싸인 합려의 오만함이 극치에 달해 초나라에게 멸망했다. 박근혜 탄핵에 찬성한 한국당의 오만함은 6월 지방선거에서 참패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박근혜 같은 수장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거 참패 후 당 대표를 세우는 데도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병졸 만 명을 얻기 보다 장수 한 명을 얻는 것이 어렵다」는 말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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