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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명작소설 = 위대한 승리 제9회




권우상(權禹相) 명작소설 - 위대한 승리 제9

 

 

위대한 승리

 

 

그러자 나는

적에게 포로가 되어 십년이나 이십년동안 하노니 힐틈(월맹 하노이에 있는 미군포로수용소)의 손님이 있고 싶지 않기 때문이오.” 라고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권소령, 그쪽에서 탈출신호를 할 때까지 나도 남겠습니다

안대위의 말이었다.

나는 죽었으면 죽었지 적의 포로가 되어 치욕스럽게 살고 싶소.”

하는 내 말에 안광휘 대위는 울음섞인 말로 말했다.

"어찌 나혼자 살겠습니까. 나도 같이 죽겠습니다.”

나의 애기愛機 기체는 폭발의 진동에 쌓여 꼭 탈출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지만 눈 아래에는 아직도 아름다운 육지가 펼쳐져 있었다. 무전기에서는

탈출하라! 탈출하라! 빨리 탈출하라!”

하면서 소리지르는 전우들의 부르짖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불타고 있는 기체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것을 걱정해서였다. 우리 주위를 들러싼 A - 7F - 4가 격렬한 롤링(흔들림) 상태에서 간간이 보였다. 틀림없이 20킬로미터 내로 접근하는 적기(미그기)는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군(미군) 조종사들의 심경에는 적개심敵愾心이 일기 때문이다. 막 해안을 벗어나자 최후의 유틸리티 시스템이 정지했고, 작은 폭발음이 나의 기체를 심하게 흔들었다. 이것이 수초전에만 일어 났어도 적지敵地 월맹군 한복판에 떨어지게 됐을 것이다.

하나님께 기도한 것이 통했는지 모른다. 그 순간 나는 생존하게 되면 꼭 신앙을 갖겠다고 마음속에서 다짐했다. 완전히 유압을 상실한 지금 라다(방향타)는 무용지물이었다. 기수機首를 쳐든 채 기수를 내릴 수 없게 된 기체는 실속失速해서 스핀상태로 들어갔다. 기체의 회전에 따라 바다와 육지가 교대로 보였다 안보였다 을 반복했다. 나는 너무 두려워서 기체에 머물러 있었다. 해안에 너무 가깝다는 것과 바람이 바다에서 육지로 불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대위는 빨리 탈출하자고 소리쳤다. 나는 마음 속으로 어차피 죽을 놈이라면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텐데 하면서 일부러 태연한 자세를 취했다. 이제 내 목숨은 하나님에게 맡기고 하나님의 처신대로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안광휘 대위에게 3회전 정도 더 참으라고 말하고는 어떻게든 스핀상태를 벗어나 기체를 바다에 추락하도록 하고자 시도했다. 그래서 드래그슈트(감속 낙하산, 착륙후 사용함)를 펴보았지만 기대하는 효과는 없었다. 이전부터 안대위와 내가 나의 애기愛機를 떠나지 않으면 안될 때가 오면 내가

안대위 탈출, 탈출, 탈출

하고 소리쳐 세 번째의 탈출이란 말을 신호로 안광휘 대위가 탈출 코드를 당기도록 말해 놓았다.

이제 탈출 할 때가 된 것 같군.”

마침내 내 입에서 최후 결단을 인정하는 말이 나왔다.

권소령. 핸들을 조절해 놨습니다. 나에 이어 그쪽도 탈출하면 됩니다. 그럼 꼭 살아남기를 빕니다.”

안대위, 탈출, 탈출, 탈출...”

후방석의 사출음이 들렸다. 후방석 보다 한 순간 뒤져 전방석도 사출하게 돼 있다. 만약 전방석이 먼저 사출되면 로켓트 분사열로 후방석이 타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후방석 사출 후 나는 문뜩 내 사출장치가 고장이 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 그래서 사출코드에 손을 대려는 순간 작동이 되어 나는 좌석과 함께 치솟아 올라 쇼타임 100에서 떨어져 나갔다. 하중荷重의 고통도 없이 갑자기 조용해진 공간에서 나는 서서히 공중회전을 했다. 얼핏 안광휘 대위의 낙하산이 펴지는 것이 보였다. 나는 혹시 이대로 좌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에 싸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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