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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명작소설 = 위대한 승리 제6회






권우상(權禹相) 명작소설 - 위대한 승리 제6

 

 

              위대한 승리

 

북한군이 몰고 있는 미그기를 4시 방향에 두고 나는 가속加速을 얻기 위해 기수機首를 낮추었다. 그러자 그대로 적기敵機도 기수機首를 낮추고 선회에 들어갔다. 순간 나는 갑자기 기수를 들어 올려 롤오버 하여 상대의 5시 방향으로 파고 들어갔다. 그 위치는 너무 가까워서 유도탄을 발사하기에는 각도가 너무 컸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나에게 유리하게 된 것은 분명했다. 틀림없이 나는 상대(북한군이 조종하는 미그기가) 나의 전술에 빠졌다고 생각했다. 나는 조금전의 불안감을 틀어내고 자신감을 얻었다.

나는 기수를 낮춰 최대 방향타를 유지하며 유도탄 발사에 대비하려 했지만 이미 그때 敵機적기는 내쪽을 향해 기관포를 퍼부어댔다. 아무래도 이 북한 놈은 따라붙는 것뿐만 아니고 전투에 임하는 솜씨도 상당히 공중전에 베터랑인 것 같아 보였다. 상대 敵機는 내가 시도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 이쪽을 오버슈트에 몰아넣는 양상이어서 우리들은 전형적인 로링써서스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훈련중에서도 나는 같은 상황의 모의 공중전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배운 것 중의 하나가 만약 상대가 기수를 지나치게 들면 정속定速 강하해 적기敵機가 반전反轉으로 사정거리 인에 들어 오기전에 상대 적기敵機6시 방향에 돌아드는 것이었다. 비행속도를 2백 노트로 떨어뜨리자 나는 당겨 올릴 시기라고 생각했다. 톱건(Top Gun : 미해군전투기병기학교의 속칭)의 교관인 프로스트대위는 이러한 위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이탈하는가를 나에게 가르쳐 준 적이 있었다. ‘프로스트대위는 이제까지 만난 가장 베터랑 전투기 조종사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미그기의 우세한 선회반경과 선회속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敵機는 공중전에 유리한 위치를 지속했다. 하지만 기수를 약간 지나치게 들어 올린만큼 이틈을 이용해 나는 돌아서 들어갔다. 거의 180도 방향에서 상대보다 3.5킬로미터 앞 섰고 미사일 사정거리 밖에서 속도는 6백 노트에 달했다.

이렇게 해서 파워(에너지)를 회복한 나는 기수를 60도로 들고 수직선회에 들어가 미그기와의 난전(難戰 : 난이도가 높은 전투)에 도전했다. 그러자 미그기도 뒤따라 왔고, 다시 팬텀기의 상승력에 의해 상대를 떼어 놓았을 때 상대 적기敵機는 기총사격을 가해왔다. 이와 동시에 몇 초전에 벌어졌던 첫 교전과 똑같이 우리는 롤링써서스에 들어갔다. 재차 유리함과 불리함이 찰라에 교차된 전투 끝에 적과 우리는 서로 떨어졌다. 거기서 돌진해 다시 한번 속도를 회복하려고 했을 때 안광희 대위의 목소리가 인터컴을 통해 들려왔다.

권소령, 컨디션은 좀 어떻습니까? 북한 빨갱이 놈들도 꽤 잘 싸우던데.. 이쯤하고 굳바이하는 게 어떻습니까?”

나는 나도 모르게 불끈 화가 치밀었다. 북한 빨갱이 놈이 내 공격을 피했을 뿐만 아니라 두 번이나 선수를 친 것이 내 기분을 상하게 했다.

조금 더 참게, 어쨌던 북한 빨갱이 놈을 처치해야겠어..”

좋습니다. 해치워 버리죠. 내가 뒤에 있지 않습니까?”

안광휘 대위는 세 번째로 내가 상대를 찾아 기수機首를 올리는 사이 열심히 적() 미그기의 모습을 쫓고 있었다. 공중전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적기와 대결할 때 후방석에 확실한 감시의 눈초리가 빛나고 있다는 것은 말할 수 없이 마음이 든든한 것이었다. 이런 마음은 실제로 공중전을 해본 전투기 조종사가 아니면 모른다. 이제까지 미군전투기 조종사가 수직 비행으로 싸우는 소련제 미그기를 만난 것은 좀처럼 드문 일이었다. 더구나 소련제 미그기를 몰고 있는 북한군 또는 소련군과 싸우는 것은 한국 공군인 나로서도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

이를 다른 말도 표현하면 차이나반도에서 공중전에서 당사자인 남의 월남과 북의 월맹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남에서는 미군과 한국군이 연합하고, 에서는 소련군과 북한군이 연합하여 싸우는 모양새였다. ()은 대부분의 경우 평면(지상)에서 싸우거나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도주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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