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권우상(權禹相) 칼럼 = 탕탕무애 자재무애

 


칼럼

 

 

              蕩蕩無碍(탕탕무애), 自在無礙(자재무애)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인간은 누구든지 처녀지를 개척하는 영웅적 욕망을 품고 산다. 등산하는 사람들도 남들이 개척한 길을 따라 산정을 오르는 것보다 자신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을 좋아한다. 할 수 없이 먼저 사람이 뚫어 놓은 길을 따라 가지만 어느 지점에 다다르면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은 생각을 갖는다. 많은 알파니스트들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준령 고산의 험한 길을 혼자 헤쳐나가려는 의욕을 드러낸다. 그렇게 해서 생긴 길이 많다. 인간이 생활을 영위하는데 최적의 수단이 된 것은 길의 역사에서 비롯된다. 길이 사방 팔방으로 잘 다듬어져 있는 촌락이나 도읍지를 봐도 번성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는 길의 문명이 준 문화교류에서 발전한다고 볼 수 있다. 세계의 재패를 꿈꾼 징기스칸도, 해양의 왕자라는 앵글로색슨도 바다의 길을 한 없이 넓혀 갔다. 또한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한 이래 하늘길을 장악하는 데 있어서 세계 각국들이 경쟁적으로 항공산업에 심혈을 기울려 세계가 하루의 문화권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지금은 우주공간의 무한로(無限路)를 개척하기 위하여 강대국들은 항공우주과학에 혈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세계는 길을 개척하는 역사로서도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산업구조가 복잡다단하여 감에 따라 육로(陸路). 해로(海路), 공로(空路), 우주로(宇宙路)가 수 없이 발전해 가지만 옛 선인들이 깨달은 마음의 길은 자꾸만 좁아져 가고 막혀만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므로 진리의 길, 마음의 길을 하루 속히 많이 열어 가질 때 이 세상에는 평화와 행복이 올 것이다. 찻길, 뱃길, 하늘길이 시시각각으로 뚫리면 생활은 편리하게 되지만 마음이 날로 어두워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것은 남을 배려하지 않는 마음의 문이 닫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마음의 길을 열어야 한다. 우주 가득히 열어 놓고 대립적인 고정관념을 불식하고 나와 너가 없는 탕탕무애(蕩蕩無碍), 자재무애(自在無礙) 한 마음의 공간에서 질시와 반목을 소멸한 참자유 속에서 살 수 있는 슬기의 길을 확대하면서 살아보자. 우리는 아침 해가 솟으면 하루의 삶이 시작된다. 햇살 받은 몸에는 마음이 밝아진다. 힘이 솟는다. 삶의 힘이 솟는다. 우리는 이 힘으로 하루의 생활을 꾸려 나간다. 적막을 뚫고 해가 솟아 오르면 지심(地心) 깊숙이 내려뻗은 생명의 뿌리에 새로운 태양이 돌아온다. 일양복래(一陽復來)는 빛을 장양(長養)하는 우주의 섭리다.

 



우주는 우리를 포옹하고 우리는 우주의 공간속에서 자리하여 생명을 이어간다.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우주속의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명은 귀중하기에 살아야 한다. 살아라, 살아라, 천상 복덕을 누리며 살아라. 사는 것이 즐거운 것이다. 그래서 즐겁게 살아라. 즐겁게 살고 절로 행복하라. 억지로 함부로는 살아지지 않고 행복해지지 않는다. 앞이 흐리고 보이지 않는 것은 벽이 막힌 까닭이다. 막힌 것을 걷어내면 흐림이 없어지고 밝게 보일 것이다. 악업에 맺힌 일은 풀리지 않는다. 일을 잘 풀리게 하려면 선업(善業)을 쌓아야 한다. 쌓자, 쌓자, 선업을 쌓자. 본래 밝았던 자성을 어둡게 얽매이게 한 것이 무엇인가? 복덕과 지혜가 넘쳐 흘렀던 우리들이 왜 암담한 운명의 굴레에 스스로 묶여 버렸는가. 이젠 풀 때가 되었다. 오늘도 내일도 아침 해가 솟는다. 자기 해가 마음의 깊은 자리에서 밝아지고 있다. 이것은 용기와 원력을 상응하여 진여성(眞如性)을 표출시킨다. 인간의 육신은 유한한 것이다. 자기의 목숨을 오래도록 살리고 싶은 것은 진시황만이 가진 것이 아니다. 보통 사람도 모두가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 무한한 생명이 무엇인가? 무한한 것은 참다움 밖에 없다. 참다움이란 무엇인가? 무욕의 생활임과 동시에 일체를 평등하게 보는 마음이다. 우리의 마음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자기 본위로 살려는 의지도 항상 다투어 경쟁하려 하고 또한 마음을 밝히려는 공부는 하지 않고 하찮은 지식으로써 자기 만족의 울타리를 쌓아 놓고 사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로 사는 사람은 유한적인 쾌락을 누릴지는 모르지만 청정하고 무구한 삶의 경지를 채담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