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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명작소설 = 실패한 소설가 제8회




권우상(權禹相) 명작 소설 = 실패한 소설가 <8>

 

 

실패한 소설가

 

 

나는 자꾸만 여자의 얼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 분을 잘 아세요?”

모릅니다.”

모르는데 왜 자꾸만 보세요?”

혹시 잘 아는 사람인가 했는데 아닌가 봅니다.”

하고 말은 했지만 나의 아내와 너무나 많이 닮아 보였다. 마치 가출한 내 아내를 보는 듯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저렇게 열성적으로 부처에게 절을 하는지 궁금했다. 세상에는 아픈 가슴을 여미며 사는 사람이 어디 한 두 사람이겠는가. 저 여자도 어느 남자와 살면서 받은 아픈 상처를 여미며 살 것이고 나도 실패한 소설가란 상처를 여미며 살고 있지 않는가. 인연은 때가

되면 왔다가 때가 되면 가는 것, 인연 따라 사는 것이 범부(凡夫)의 삶인데 어찌 내가 그런 인생을 탓하라.

법당 앞 우거진 숲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에 잠겨있는 나에게 강인숙은 가자고 했다. 내일도 나는 등산을 하면서 이 불암사에 올 것이다. 그 때도 내 아내를 닮은 저 여자와 다시 마주칠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강인숙과 발길을 돌리는데 요사체에서 스님 한 분이 나왔다. 주지인 모양이다. “스님!” 하면서 나는 두 손을 모아 합장하자 스님도 합장했다. 나는 물었다.

법당에서 계속 절을 하시는 분은 어디에 사시는 분입니까?”

, 그분요.”

잘 아십니까?”

우리 절에 자주 오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신데 열심히 절만 하십니까?”

남편을 위해 하루에 삼천 배를 한답니다.”

삼 천배?”

. 남편이 소설가로 데뷔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 매일 우리 절에 와서 부처님께 절을 하는데 하루에 삼천 배를 하고 가십니다.”

남편의 소설가 데뷔를 위해서요?”

. 참으로 남편에 대한 정성이 대단하신 분입니다.”

그제야 나는 조금 전 법당에서 본 그 여자가 무슨 이유로 부처님께 그토록 절을 하는지 알았다. 저렇게 남편을 위해 정성을 쏟는다면 반드시 소원 성취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강인숙과 함께 산을 내려갔다. 나와 강인숙이 집에 도착하자 아파트 우편함에 편지 한 통이 배달돼 있었다. 겉봉을 보니 소설공모를 한 신문사에서 보낸 것이다. 당선 통지서가 아닌가 싶어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편지를 뜯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 귀하께서 응모하신 작품은 당선되지 못하였습니다.

나는 역시 실패한 소설가구나 싶어 아무말 없이 손바닥으로 편지를 구겨 쓰레기통에 던졌다.

또 실팬가요?.” 하고 묻는 강인숙 말에 나는 .” 하고 대답하자 그녀의 얼굴에는실망의 표정이 묻어 있었다. 이튿날 나는 강인숙과 함께 등산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아파트 단지 인근 공터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따금 환호성이 들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나와 강 인숙은 그곳에 가보니 한 중년 남자가 사람들을 모아 놓고 마술을 펼치고 있었다. 남자 옆에는 아내인 듯한 여자가 마술을 하는 남자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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