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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인물

영남혼, 호남으로 빼앗기나

퇴계 서애 월천 등 대학자 묵적 전북 매입 초읽기항일 독립운동가 간찰 1천여점도 함께 넘겨줄 판

 
▲ 묵적수집가 이대선 
영남 유림의 혼이 담긴 묵적 4천여점이 전남으로 넘어갈 처지에 놓였다.

지난 30년간 영남의 혼을 쫓아 묵적 수집에 매달려온 이대선씨(백록문예박물관. 본보 2008.1.18자))는 자신이 모아둔 4천여점의 묵적들을 전라북도 완주군이 매입할 뜻을 비춰왔다고 밝혔다.

이씨는 자신이 평생을 다해 모아온 묵적들이 흩어지지 않고 잘 보존될 수 있도록 그동안 영남 지역에 묵적 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선뜻 나서는 지자체가 없었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씨에 따르면, 전남 완주군은 현재 묵적 매입과 박물관 건립을 위한 준비단계로 이씨가 모아둔 4천여점의 묵적에 대한 감정을 완료한 상태다.

전라북도와 완주군은 이씨가 모아둔 유물 매입이 끝나는 대로 완주군에 국내 유일의 묵적 박물관을 세울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완주군이 한국고미술협회에 의뢰해 정리한 감정 목록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있는 퇴계 이황,율곡 이이,서애 류성룡 선생 등과 조선조 대표 유학자인 남효온, 조광조 선생 등 조선 유학과 영남 사림의 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작품들이 총 망라되어 있다.

또한 이 감정 목록에는 왕산 허위선생을 비롯한 유필영, 송병선 등 항일 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의 묵적 8백여점도 함께 포함,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이번에 감정된 묵적 3천7백35점 중 3천7백8점이 진품으로 확인됐을 만큼 이씨가 소장한 묵적들은 그 소장가치가 충분하며 가치를 환산할 수 없다고 판정된 보물급 작품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영남 유림의 혼을 파는 것 같아 선현들에게 죄 스러운 마음을 금할길이 없다”는 이씨는 “묵적들을 잘 보존시키기 위해 그동안 여러 지자체들을 상대로 노력을 해 왔으나 끝내 이를 받아들이는 지자체가 없었다“며 늦은 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이라도 경상북도나 여타 지역 지자체들이 나서 영남의 혼을 보존하는 자세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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