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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중편 연재소설 - 미녀 노아 제3부 제24회


권우상 중편 연재소설 제3부 제24

 

 

미녀 노아



예잇! 분부대로 곤장을 잠시 멈추겠사옵니다.”

노아는 울며 말했다.

저의 공술을 보시고 벌을 내려 주시옵소서 나으리!”

최만리가 말했다.

공술이라..무슨 내용이냐? 공술을 이리 들이렸다.”

최만리는 사령에게 공술을 건네주었다.

이 계집애의 공술이 여기 있사옵니다.”

최만리는 공술을 읽다가

그래 이건 네 아비의 억울한 사연이 아니냐?”

노아는 말했다.

나으리! 좀더 끝까지 읽어 주시옵소서.”

최만리는 다시 공술을 읽는다.

노아옥비시수명(盧兒玉肩是誰名) 각입기부자자명(刻入几膚字字明) 영견낙동강수진(寧見洛東江水盡) 첩심종불부초맹(妾心綜不 負初盟)이라..(노아의 옥 같은 흰팔에 새겨진 그 이름은 누구이뇨? 살갗에 깊이 새겨 자자이 완연하다. 차라리 낙동강 물이 마르는 것을 볼지언정 이 몸이 맺은 첫 맹세는 변할 줄이 있으랴)...”

화들짝 놀란 최만리는

아니 이럴 수가...”

하면서 안절부절 못한다. 사령은 말했다.

어사 나으리! 갑자기 어찌 그리 놀라시옵니까?”

최만리는 주저하듯 생각하다가

.. 이것봐! 사령!”

. 여기 있사옵오니 말씀하시옵소서..어사 나으리! 무슨 일이 옵니까?”

그러나 최만리는 침착하면서도 다급하게 말했다.

이거 내가 갑자가 복통이 일어나 야단났네 그려. 이렇게 복통이 큰데서야 내 어찌 죄인에게 벌을 내리겠느냐. 우선 당분간 이 죄인을 하옥해 두도록 해라.”

사령은 의아하여 물었다.

갑자기 복통이라니 그 참 이상하옵니다 나으리...”

어서 그리 하여라!”

사령은

분부 거행하겠사옵니다만 왜 갑자기 복통이 났는지 뭐가 좀 이상하옵니다.”

하고는 나졸들에게

죄인을 하옥시키랍신다.”

나졸들은

예잇!”

하고는 노아를 하옥시켰다.

다음날 최만리는 투옥된 노아를 찾았다. 최만리는 목에 칼을 쓰고 앉아 있는 노아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말했다.

고개를 들라.”

노아는 흐느끼며 말했다.

나으리! 저는 죽어도 마땅한 죄인이옵니다. 어서 이 옥에서 끌어내어 목을 베어 주시옵소서.”

하룻밤을 자도 만리성을 쌓는다고 했거늘 내가 너와 하룻밤 인연을 맺었거늘 어찌 너에게 벌을 내리겠는가? 나졸들을 시켜 이 옥에서 풀어주도록 할터이니 그리 알거라!”

그건 아니 되옵니다. 그렇게 되면 나으리에게도 화가 미치옵니다. 저를 이 옥에서 끌어 내어 죽여 주시옵소서.”

그럴 수는 없다. 나는 이미 결심을 했느니라.”

나으리! 결심이라니요?”

내가 벼슬을 버리고 나라의 복록을 먹지 않기로 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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