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2 (화)

  • -동두천 26.7℃
  • -강릉 22.9℃
  • 서울 26.1℃
  • 대전 24.3℃
  • 대구 25.4℃
  • 울산 26.2℃
  • 박무광주 29.2℃
  • 구름많음부산 29.5℃
  • -고창 26.8℃
  • 흐림제주 33.6℃
  • -강화 25.4℃
  • -보은 21.9℃
  • -금산 25.8℃
  • -강진군 30.1℃
  • -경주시 24.9℃
  • -거제 29.9℃

문화ㆍ예술

권우상 중편 연재소설 - 미녀 노아 제3부 22회


권우상 중편 연재소설 제3부 제21

 

미녀 노아



노아는 이제는 되었겠지 생각하고 마지 못하는 척 응하면서 다시는 버리지 않겠다는 자문(刺文)을 받은 후에 원앙금침 속에 들었다. 꿈길같은 황홀한 밤이었다. 다음날 날이 밝자 최만리는 벼루에다 먹을 갈았다. 그리고 환정양진(歡情兩盡)이라고 썼다. 그러다가 헛침을 했다.

어험

노아가 물었다.

나으리! 뭘 쓰시옵니까?”

환정양진(歡情兩盡)이라 썼느니라.”

그게 무슨 말이옵니까?”

 

 

()이란 간밤에 나와 나눈 교접의 기쁨이요, ()이란 눈과 눈 그리고 마음과 마음이 사로 통하는 심정을 말함이니라, 그러니까 환정양진이란 밤을 새면서 속삭이고 뜨겁게 포옹하여 황홀하게 지낸 시간을 말하는 것이니라.”

잘 알겠사옵니다. 그럼 소녀는 이만 물러 가겠사옵니다.”

너와 헤어져야 할 일을 생각하니 내 마음이 몹시 아쉽구나! 내가 죽는다 한들 너를 잊을 수가 있겠느냐..”

노아는 작별이 아쉬운 듯 흐느껴 울었다.

아니 너 지금 울고 있는 게 아니냐?”

노아는 흐느끼며 말했다.

 

 

소녀도 나으리와 이별의 정을 가누지 못하겠사옵니다. 생각할수록 서러워 자꾸자꾸 눈물이 나옵니다. 용서하시옵소서 나으리!”

허허허. 너의 그 말을 듣고 보니 나의 애끓는 심정 참으로 괴롭구나! 나도 너를 두고 떠나기가 죽기만큼이나 싫구나.”

.. 나으리!”

왜 그러느냐?”

나으리 앞에 놓인 먹물을 소녀가 조금 사용해도 좋을런지요?”

먹물은 무얼 할려고?”

실에 먹물을 묻혀서 나으리 이름을 제 흰 팔뚝에다 새겨 두면 어떨까 하옵니다.”

 

 

하하하. 나를 잊지 못하는 정이 참으로 기특하구나. 간밤에 있었던 나와 너의 정을 평생토록 잊지 못해 내 이름 석자를 너의 팔뚝에 새겨두고 나를 생각하겠다니 그 정성 또한 갸륵하구나! 내가 새겨 주마..”

황공하옵니다 나으리!”

최만리는 실에 먹물을 묻혀 노아의 팔뚝에 최만리(崔萬里)라는 이름을 새겼다.

. 내 이름 석자를 너의 팔뚝에 새겼느니라. 이제 되었느냐?”

.”

으음..”

 

노아는 흐느끼며 말했다.

어사 나으리의 행차가 존엄하신데 촌가에서 오래 지체하시고 천한 몸에 귀하신 분을 모시어 이미 연분을 맺었사옵니다. 혹시 이 일이 관가에 알려지면 부모님에게까지 벌이 미칠까 두렵사옵니다. 아직 인연이 끊어지지 않았다면 또 다시 뵙게 되기를 바랄뿐이옵니다. 나으리!”

그날 해가 중천 높이 떠오르자 노아는 분이와 함께 말을 타고 역관을 떠나 집으로 돌아왔다. 분이가 말했다.

아씨 이번 일도 이렇게 되면 성공이 아니옵니까요?”

글쎄다.”

호홋.. 글쎄다가 무엇이옵니까. 그 강직한 성품을 지닌 안핵사 마음까지 꺾어 놓았으니 일은 영락없이 맞아 떨어진 것이 아니옵니까요. 호홋..”

안핵사는 내일이면 우리 집에 당도할 것이다

다음 날이었다.

<계속>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