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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중편 연재소설 = 미녀 노아 제2부 제18회



권우상 중편 연재소설 제2부 제18

 

미녀 노아


이렇게 말을 타고 달리다가 누가 나타나면 어찌 하옵니까요?”

남자로 변장했으니 우리를 여자로 알지는 못할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야밤중이라 누가 나타난단 말이야. 말에서 떨어진다. 나를 꼭 붙잡아라!”

분이가 말했다.

지금 저 들녘에 먼동이 터옵니다요.”

노아가 말했다.

날이 밝기전에 영포역관에 당도해야 하느니라 어서 가자 이랏!”

노아가 말에 채칙을 가하자 말은 피잉! 울면서 더욱 힘차게 달렸다. 노아가 말했다.

 

 

 

한양에서 안핵사가 당도하면 필시 칠원 영포역관에 먼저 들릴터인즉 역관 내외를 구워 삶아 놓으면 일은 무사히 되느니라.”

이번에야말로 일이 잘 돼야 할텐데 웬지 자꾸만 두려운 마음이 앞섭니다요.”

너무 염려할 것 없느니라. 비록 내가 기생이고 우리 아버님은 억울하게 죄인이라 하지만 그래도 한가닥 아버님을 살릴 수 있는 희망은 있느니라. 나는 무남독녀란다. 아들이 없으니 아버지는 내가 돌봐야 하느니라..”

분이는 겁이 났다.

혹시 잘못되어 아씨 목까지 달아날 때 저도 목이 잘리는 건 아닐런지요?”

그 무슨 방정맞을 소리를 하느냐? 옛날에 양귀비는 중국 대륙을 손 안에 넣고 임금을 쥐었다 폈다 했다는데 이 노아의 인물이 양귀비만 못해서 그까짓 조정에서 내려 온 안핵사 따위를 못 휘어 잡겠느냐? 너무 심려를 하지 말거라. 하늘이 무심치 않는다면 사는 방법이 있느니라.”

 

 

드디어 칠원(漆原) 영포역관이 보이자 노아는 말을 멈추면서 말했다.

바로 이 집이 영포역관이니라. 넌 여기 있거라 내가 잠시 들 어갔다 나오마!”

.”

노아는 말을 대문 밖에 메어 놓고 나서 주인을 불렀다.

이 집에 아무도 없나요?”

잠시후 문이 열리며 하인이 나왔다.

누구십니까요?”

노아라는 기생이 왔다고 역관 어르신께 이르게..”

하인은 굽신거리며 대답했다. 하인에게 전갈을 받은 역관 어르신이 나왔다.

 

 

 

어이구 이거 웬 일이십니까? 어서 들어오시지요.”노아는 방에 들어갔다. 노아는 앉으면서 비단에 싼 선물꾸러미를 역관 앞에 내놓았다. 역관은 한양에서 관리가 내려오면 도흥마을에 들렸다가 영포역관에 와서 머무는데 영포역장은 한양에서 온 관리에게 침식 등 여러가지 편의를 제공하는 소임을 맡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함안 부사와도 절친한 사이였다.

역관이 선물을 보며 말했다.

아니 그건 뭣이오?”

 

 

 

노아는 말했다.

얼마 되지는 않사오나 역장 어르신께서 제 부탁을 들어주시는데 그냥 있을 수 없어 황금 오백량을 준비 했사옵니다.”

으음.. 황금 오백량이면 결코 적은 돈이 아닌데..”

역장 어르신께서 제 부탁을 들어 주시는 사례금으로 부족하기 이루말할 수 없사옵니다만 제 정성이라고 생각하시고 받아 주시와요. 이번 일에 성사만 되면 그 은혜 잊지 않을 것이옵니다.”

하하하. 내가 나서는데 성사야 여부가 있겠는가.. 웃개마을에 사는 노아란 기생이 어떤 인물이란 것은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아는터.. 나만 협조해 주면 되는 일인데 내가 왜 아니 들어 주겠는가?”

역장 어르신 고맙사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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