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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중편 연재소설 = 미녀 노아 제1부 제9회



권우상 중편 연재소설 제1부 제9

 

미녀 노아



이방이 허탈한 모습으로 관아로 돌아 오는데 관아를 지척에 두고 역술객이 나타났다. 이방은 반가운 마음에서

어르신!”

하고 부르자 역술객은

왜 그러시오?"

하고 불렀다. 이방은 말했다.

우리 부사 나으리께서 어르신을 뫼시고 오라는 분부가 계셨습니다.”

"부사 나으리께서 소인같은 하찮은 사람을 어찌 찾으시오?”

그건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어르신을 뵙고 싶어 한 것 같아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가 봅시다.”

역술객은 이방을 따라 관아에 들어갔다. 동헌에서 주안상을 놓고 역술객과 마주 앉은 부사 정항(鄭恒)은 말했다.

내 조금전에 듣자하니 이 고을 터가 음기지상(陰氣之像)이라 하였는데 그게 무슨 말이오?”

역술객이 말했다.

모름지기 터에는 양택(陽宅)과 음택(陰宅)이 있는데 양택은 살아 있는 사람이 사는 집터를 말하는 것이고, 음택은 죽은 사람을 묻는 묘터를 말하는 것입니다.”

“..........”

 

 

죽은 사람의 묘터인 음택(陰宅)은 잠시 접어두고 양택(陽宅)을 말씀드리면 양택에 기()가 너무 세면 사찰(寺刹)이나 신당(神堂) 또는 사당으로는 적합하지만 사람이 사는 집터로는 좋지 않습니다. 특히 사람이 많이 사는 고을은 여럿이 함께 모여 사는 곳이라 기()가 너무 센 터는 피해야 합지요. 이 고을을 둘러싸고 있는 방어산 지세(地勢)를 보면 혈형(穴形)이 볼록()하여 음혈(陰穴)인데 혈형에는 와(), (), (), ()의 사혈형(四穴形)이 있는데 혈이 오목()하므로 음()입니다.”

“........”

 

 

또한 고을 뒷쪽에는 산마루가 내려와 있어 이는 음()이고, () 뒤에는 음맥(陰脈)이 내려오는 아랫부분에는 양혈(陽穴)인 와혈(窩穴)과 겸혈(鉗穴)이 대부분 생기는 봐 원래 양수의 산세입니다.”

“..........”

 

 

양택(陽宅)은 반드시 양기(陽氣)와 음기(陰氣)가 골고루 배합되어 있어야 백성들에게 재물이 골고루 모이고 후손(後代)들이 번창하여 사고나 질병으로 일찍 죽는 것과 같은 우환이 일어나지 않는데, 이 고을 주변 산형을 살펴보면 여함산은 지리산 영산봉에서 뻗어 나와 신어산(김해)으로 이어가는 낙남 정맥 능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데 여항사에서 보면 남강이 남해로 빠져 나가지 못하고 내륙으로 역류하는 지형입니다. 이것은 반역의 기()가 흐르는 지세인봐 이러한 음기지상은 수기(水氣)가 강왕하기 때문에 나무()나 흙()으로 수기(水氣)를 흡수, 제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반역을 할려면 걸출한 장군이 나와야 하기에 필시 무예가 출중한 대장군이 나올 것입니다.

 

 

 

수기(水氣)가 많으면 목()으로 수생목(水生木) 해야 하니 아마도 장군은 박()씨 성()에서 나올 것이고, 관상은 제비턱에 호랑이 이마를 가졌을 터이니 장군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장군이 나와도 지세(地勢)가 양기(陽氣)는 없고 음기(陰氣) 뿐인지라 그 명성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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