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1 (화)

  • -동두천 31.0℃
  • -강릉 32.5℃
  • 연무서울 29.7℃
  • 박무대전 29.8℃
  • 구름많음대구 32.9℃
  • 흐림울산 29.4℃
  • 박무광주 29.0℃
  • 부산 25.9℃
  • -고창 27.7℃
  • 흐림제주 26.3℃
  • -강화 26.9℃
  • -보은 30.9℃
  • -금산 30.8℃
  • -강진군 27.0℃
  • -경주시 33.5℃
  • -거제 24.9℃

문화ㆍ예술

권우상 중편 연재소설 = 미녀 노아 제1부 제2회

권우상 중편 연재소설 제1부 제2회     

 

    미녀 노아

 


이제 취타대의 우렁찬 주악이 끝나면 기마(騎馬) 교위(校尉 = 장군 다음의 벼슬)가 좌우로 늘어선 사람들 사이로 모환을 던지게 되고, 그 중 먼저 가로챈 자가 수격(首擊)이 되어 말을 몰고 홍문을 향해 달려가게 될 것이다. 박시량은 긴장된 얼굴로 석고진의 군졸쪽을 바라보았다. 제법 완력은 있어 보이는 자였는데 말을 다루는 솜씨는 어떨까 하는 궁금함이 일었다.

 

 


!”

힘찬 고함소리와 함께 모환이 하늘로 높이 치솟았고, 격구에 참가한 사람들은 일제히 모환을 잡기 위해 말을 달렸다. 석고진이 가장 빨랐다. 마상에서 몸을 번쩍 일으키더니 재빨리 국장으로 모환을 낚아챘다. 그리고 5십보 떨어진 거리에 있는 치구표를 향해 말을 몰았다. 치구표를 세 차레 돌면서 비이(比耳), 활흉(割胸) 순으로 이어지는 격구의 기본자세를 차례로 선보인 후 백보 떨어진 홍문으로 모환을 몰고 가서 쳐 넣어야 한다.

 



석고진은 말 위에 몸을 벌렁 뉘면서 국장을 뒤쪽으로 길게 내밀었다. 조금도 나무랄데 없는 완벽한 방미(防尾)였다.

(용어 해설) = 격구는 20개의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 말을 기()아래 내몰아 지팡이로 비스듬히 발목에 두어 발 귀 가까이 두는 것을 비이(比耳)라고, 하고 지팡이로써 말의 가슴에다 댐을 활흉(割胸)이라 하고, 몸을 기울여 우러러보고 누워 지팡이로써 말꼬리에 비김을 방미(防尾)라 하고, 달려서 구()가 흩어진 곳에 이르러 지팡이 안쪽 편으로 비스듬히 구를 당기여 높이 일어나게 함을 배지(排至)라 한다.

제법 하는구만..”

상당한 솜씨인데?”

 



무술경연 심사를 맡은 도총관들의 말소리였다. 박시량은 잔뜩 긴장된 얼굴을 찌푸리고 홍문을 향해 질주하는 석고진을 쳐다봤다. 광활한 중국대륙 초원지대에서 유목생활로 말()과 함께 살아 온 거란족의 후예답게 말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석고진은 자세를 이리저리 바꾸어 가면서 모환을 놓치지 않았다. 모환이 급히 구르면서 옆줄을 벗어날 듯했지만 땅에 닿을 듯이 몸을 내리면서 모환을 신속하게 들어 올렸다. 멎진 묘기였다.

 

 


홍문에 거의 다달았다. 석고진은 국장을 높이 들더니 홍문을 향해 모환을 힘껏 내리쳤다. 모환은 홍문으로 신속하게 빨려 들어갔다.

완타(完打)!”

성공이었다.

 

 

사방에서 와! 하는 군졸들의 환호가 구름처럼 일었다. 벌써 두 번 째다. 한 번만 더 성공시키면 격구경연에서 우승자가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박시량이 나설 차례였다. 가슴이 뛰 듯 긴장되었다. 북소리가 둥둥둥! 하고 거듭 울렸다. 박시량은 마장(馬場)으로 달려가서 그 중 튼튼해 보이는 말을 골랐다. 지금까지 이런 무술 경연에 출전한 경험이 없어 다소 걱정이 되어 마음이 더욱 긴장되었다. 그러나 막상 말위에 오르니 모든 잡념이 사라졌다.

 



출전 군졸들이 출마표 좌우로 도열했다. 취타가 끝나기가 무섭게 모환이 날아 올랐다.

!”

석고진쪽 군졸이 고함을 치며 말을 몰았다. 국장을 높이 들고 모환을 건져내려고 했지만 박시량 쪽이 더 빨랐다. 박시량은 제빨리 모환을 낚아채고는 침착하게 치구표를 돌며 기본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세 번을 돈 후 홍문을 향한 채 말을 몰아 번개처럼 질주했다. 땅은 들판이지만 지면이 평탄치가 않았기에 모환을 마음먹은 대로 굴리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박시량은 침착하게 모환을 몰았다.

 



이제 홍문까지 5십보가 남았다. 2십보에 이르면 모환을 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무엇에 걸렸는지 모환이 불규칙하게 튀면서 다섯보 거리인 구장 폭을 벗어나려 했다. 위험한 순간이었다. 박시량은 황급히 몸을 옆으로 기울이면서 국장을 뻗어서 바깥으로 벗어나려는 모환을 얼른 낚아챘다.



<계속>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