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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사람에겐 사람 냄새가 나야 한다



칼럼

 

 

                   사람에겐 사람 냄새가 나야한다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꽃은 제각기 독특한 냄새(향기)가 있다. 장미꽃은 장미꽃 냄새, 국화꽃은 국화꽃 냄새가 있다. 장미꽃에 국화꽃 냄새가 나면 그건 장미꽃이 아니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돼지에게는 돼지 냄새, 개에게는 개 냄새가 나야한다. 그렇다면 사람에게는 어떤 냄새가 나야 하는가? 물론 사람 냄새가 나야 한다. 만일 사람에게 사람 냄새가 나지 않고 개나 돼지와 같은 짐승 냄새가 난다면 이러한 사람은 이미 사람으로의 품성을 상실한 것이다.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음에도 사람 냄새가 전연 나지 않는 비인간화된 사람을 가끔 볼 수 있다. ‘헤레테르에 의하면 동물은 허리가 굽은 노예에 불과하지만 인간은 이와 달리 최초로 해방된 피조물이며, 자유롭게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의 손아귀속에서 놀고 있는 완전무결한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인간 그 자신이 개량의 목적이며 목표가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비인간화된 사람은 자신이 개량할 의사도 없고 그런 목표도 없다면 인간일 수가 없고 다만 허리를 펼 수 있는 척추동물에 불과할 것이다.

 



인간은 고도의 지능을 발휘하여 물적 정신적 도구를 창안하여 삶에 유용하게 씀으로서 다른 동물보다 우월한 지위에서 살아가는 존재가 된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이성(理性)의 소지자이기 때문에 그 자체의 존엄성을 지닌다. 그러면 이성은 인간성내(人間性內)에 있어서 신적요소(神的要素)로서 인간으로 하여금 자기 인식적 존재일 수 있게 해 주며, 스스로의 자주적 판단에 따라 선악시비 등을 구별하여 행동 할 수 있는 도덕적 주체이게 하며 옳다고 생각되면 어떤 유혹과 권세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어엿한 용기와 자존심을 발휘케 해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간을 존엄한 존재로 만드는 근거라 하겠다. 인간은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도덕적 주체다. 자율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인간이 자유의 주체란 뜻이다. 만약 인간에게 자유가 전제되어 있지 않는다면 동물과 같이 본능에 의하거나 타자에 의해 피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자각적 인간은 결코 피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내심의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양심(理性)의 소리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하기 때문에 존엄한 존재가 된다. 우리 모두 존엄한 존재로서의 인간됨을 긍지로 여겨 자신에게는 어떤 냄새가 나는지 한번쯤 살펴볼 일이다.

 



누워서 담배를 가져 오너라 재떨이를 가져 오너라 하던 남자가 미국에 가족 단위로 이민을 갔다. 남편은 낮에 직장에 나가고 부인은 밤에 일을 한다. 부인이 나가는 서민층 야간업소에는 남자 손님들이 많아 부인이 무거운 물건을 들면 남자 손님이 얼른 일어나 도와준다. 이런 환경에 익숙해진 부인은 남편에 대한 불만이 싹트기 시작했다. 새로운 의식에서 깨어난 것이다. 누워서 이것저것 시키는 남편이 그렇게 초라할 수가 없었고, 애정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 부부는 결국 이혼하게 되었다.

부인이 고기를 굽는다. 남편은 아이들과 함께 고기를 부지런히 먹는다. “멋없는 남자! 쌈 좀 싸서 입에 하나 넣어 주면 어디가 덧나나!” 고기만 굽는 부인은 갑자기 외로워진다. 마치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려 온 것처럼 느껴진다. 남편은 트림을 하며 쇼파에 가서 등을 기대어 TV를 켜고 커피를 타오라고 시킨다.

 

 



이때 부인은 무슨 생각을 할까? “나에게 커피를 타다주는 그런 남자는 없을까?” 외로운 아내가 퇴근 때 전화를 건다. “여보 우리 오늘은 호프 한잔해요그런데 남편은 무뚝뚝하게 말한다. “피곤해, 그냥 집에서 법 먹자정서가 없고 낭만을 모르는 이런 남편에게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무심코 한마디 던진 말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준다. 사소한 문제 같지만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사람다운 냄새는 이렇게 작은 곳에서 묻어난다. 그리고 문명은 작고 섬세한 데에서 피어난다. 섬세하지 않은 문명은 없다. 문명화(Civilization)란 곧 여성화(Feminization)을 의미한다. 야만시대 여자들은 건장하고 힘이 센 남자를 선망했다. 하지만 문명시대 여자들은 자상하고 날렵하게 잘 챙겨주는 남자를 선망한다. 문명사회에서는 성실하고 지식과 자상한 사람이 역사를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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