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권우상(權禹相) 칼럼 - 북한 전법, 전술은 병자궤도야



칼럼

 

 

              북한 전법, 전술은 兵者詭道也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기원전 643, 중국대륙을 호령하는 제()나라 환공이 죽자 환공을 흉내 내려는 제후들 가운데 제일 먼저 움직인 사람은 송()나라 양공(襄公)이었다. 양공은 원래 상()나라 후예로서 환공이 살아 있을 때부터 패자가 되려는 야심에 찬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웃 나라와 전쟁이 많았다. 송나라 군사가 제나라 공자들을 무찔러 소()가 주인이 되자 훗날 효공(孝公)으로 불렀다. 그런 다음 양공은 모임을 열어 송(), (), (), (), (), (), () 등 여러나라를 공격하면서 단숨에 적군을 무찌르는 법이 없이 몇 걸음 전진하고는 멈추어 서서 대형을 조절하곤 했다. 활잡이, 창잡이들이 맡은 일을 엄격히 나누었으므로 누가 용맹한 척 나가면 전군에 위험을 조장할 가능성이 많았다. 공격수단도 다양하지 못해 양쪽 군사들이 맞부딪쳐 한바탕 겨루어 승부가 나면 싸움도 끝났다. 그래서 적을 100리 쫓아가면 상장군이 잘못된다는 말도 생겨 당시의 전법에 의하면 후퇴하는 적군을 함부로 추격하지 말아야 했다. 끝까지 추격하다가는 반격을 당하거나 복병의 기습을 당할 위험이 컸다. 그래서 항상 적을 속이는 기만전술이 동원되었는데 산속이나 갈대밭에 군사가 없는데도 있는 척 보이도록 깃발만 수없이 꽂아 놓는 방법이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유비측의 제갈량은 사람처럼 나무로 목형을 수없이 만들어서 군복을 입혀 군사가 많아 보이도록 하여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전법은 단 한번 밖에 적을 속일수가 없기 때문에 속임수는 늘 바뀌었다. 제갈량은 싸울 때마다 속임수가 달라 늘 적군이 두려워 했다. 심지어 제갈량은 자신과 똑 같은 모습을 한 가짜 제갈량이 탄 수레를 앞세워 적군이 진짜 제갈량인줄 알게 하여 아군 진지로 적을 유인한 후 갑자가 진짜 제갈량이 뒤에서 나타나 공격하는 전법을 구사했다. 100만 대군을 거느린 조조가 적벽대전에서 크게 패한 것도 제갈량의 속임수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100년 후 병자궤도야’(兵者詭道也 : 남을 속이는 것)’라고 설파한 손자병법이 나왔다. 현대전에서도 이런 사례가 적지 않았다. 1950년대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절정으로 치달을 때 니키타 흐루시초프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우리 소련의 로켓은 하늘을 나는 파리도 정확히 맞출 수 있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미국에 위협을 가했다. 여기에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1호를 발사하면서 미국인들은 매우 큰 충격을 받았고, F. 케네디가 대통령에 선출됐다.

 

하지만 실제로 SS-4 등으로 구성된 소련의 로켓 부대는 제대로 전투를 수행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설계 당시 성능을 충족시킨 것은 없었다고 알려졌다. 발사 준비에 장시간이 걸리는데다 결함도 많아 운용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일으켰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소련 GRU 요원이었던 올레그 펜코프스키가 제공한 정보를 통해 이런 사실을 1961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196210월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하려 함으로서 발생한 쿠바 미사일 위기 과정에서 이 정보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소련 미사일 위협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기만 했고, 이는 미국 국방력 강화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전두환 정권 시절이던 198610월 정부는 북한이 서울을 물바다로 만들 수 있는 최대 저수능력 200억톤 규모의 금강산댐을 건설한다며 수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평화의 댐건설을 착수했다. 당시 국민의 관심도 높아 대규모의 성금, 모금 운동이 벌어졌고, TV를 통해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물에 잠기는 영상을 본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성금을 냈다. 하지만 김영삼 문민정부 출범 직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공 위협설은 정권 후반기 국면전환을 위해 과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정부는 정보수집 활동을 통해 한강의 저지대 일부만 침수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수정은 하지 않았다. 지금 북한도 바로 이런 병자궤도야(兵者詭道也)’ 전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군은 북한 매체들이 흘리는 각종 군사정보에 진위여부 등을 면밀히 파악하여 실수없이 대응해야 한다. 혹여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워 공개를 요구하면 군사기밀로 공개를 거부해야 한다. 어느 나라든 적에게 아군의 전법, 전술을 알려주고 싸우는 경우는 없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