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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2부 육십 두 번째회 (62)

 

 

권우상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2부 육십 두 번째회 (62)

봉이 김선달

 

 

 

황정승은 그래도 한 나라의 재상답게 너그럽게 말했다.

? 그러시다면 소인을 살려주시는 것입니까? ”

너에겐 잘못한 죄가 없으니 너의 목을 베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으리의 은혜가 하해河海와 같사옵니다. 하오나 증거가 없으니 평양감사께서 어찌 소인을 믿겠습니까? ”

증거라고? ”

그러합니다

으음! ”

황정승은 조금 못마땅 했지만 죄 없는 백성을 살리기로 마음 먹은 이상 선물로 보내준 벼루를 잘 받았다는 감사장感謝狀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황정승은 벼루에 먹을 갈아 잘 받았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김선달에게 주었다.

자 이제 되었느냐? ”

. 그저 이 너그러우신 은혜는 백골난망白骨難忘이로소이다

봉이 김선달은 황정승의 친서를 소중히 품에 넣고서 태연히 황정승댁을 물러 나왔다.

후유..... ”

봉이 김선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세상을 자기 뜻대로 주무르는 봉김선달이지만 이번 일만은 애가 몹시 탔던 모양이었다.

짤랑 짤랑..... 봉이 김선달은 이왕 내친 길에 친구나 만나 볼 생각으로 청노새 말방울 소리를 가볍게 짤랑거리면서 남산南山으로 향했다.

남산아! 너를 보면 모란봉이 생각나고 모란봉을 보면 네 생각이 간절하구나

봉이 김선달은 조금 전의 일은 까맣게 잊어버린 듯 마치 시인 문객이나 된 것처럼 남산南山을 바라보고 중얼거렸다. 봉이 김선달은 남산에 사는 옛 친구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이튿날 다시 평양을 향해 청노새 방울 소리를 가볍게 짤랑 거리면서 평양平壤을 향해 길을 떠났다.

평양平壤에 당도한 봉이鳳伊 김선달金先達은 평양 감사 관저官邸를 찾았다. 그리고는 평양 감사에게 한양漢陽 황정승에게 벼루를 잘 전하고 왔다고 말하면서 황정승에게 받은 서철書札(벼루를 받았다는 확인서)를 내 놓았다. 서찰을 본 평양 감사는 입가에 미소를 흘리며 기분이 좋은 표정이었다.

맡은 일을 완수 했으니 약조한 대로 상을 주겠다. 순금 이십 냥과 비단 열 필을 주마! 그리고 또 무엇을 주면 좋겠느냐 ? 소원을 말해 보거라

. 말씀 올리겠습니다. 소인은 작아도 좋으니 대동강변에 있는 토지土地를 갖기가 소원입니다

토지라? ”

벼슬은 하기 싫으냐? ”

평양 감사는 일부러 봉이鳳伊 김선달金先達의 마음을 한번 슬쩍 떠보았다

벼슬도 벼슬나름입니다만 학문이라고는 배운 것도 없는 소인이 벼슬을 해봤자 코딱지 만한 고을 사또 밑에서 형방이나 이방 밖에 더 하겠습니까. 해서 조그마한 땅이라도 갖고 농사를 지으먹고 사는 것이 소원입니다. ”

네 뜻이 그렇다면 대동강변에 있는 땅 마흔 일곱 장을 주마! ”

고맙습니다 대감 나으리!”

47이라면 지금 수치로 말하면 140미터 정도가 된다.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140미터 되는 땅을 준다고 하자 봉이 김선달은 좋아서 입이 헤에 벌어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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