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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2부 오십 일곱 번째회 (57)

 

 

 

 

 

 

 

권우상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2부 오십 일곱 번째회 (57)

 

봉이 김선달

 

 

보통 사람 같으면 자기를 낮추어서 소인라고 하겠지만 봉이 김선달은 아니꼬운 생각이 들어 소인라는 말 대신 저라는 말을 썼다.

. 조용히 듣거라. 너도 혹시 알고 있을지 모르나 이번에 한양漢陽에서는 지금까지 영의정으로 계시던 이재상이 물러가고 새로이 황정승이 재상에 오르셨다... 그런데..... ”

평양 감사는 잠시 말을 멈추고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눈치였다. 이때 봉이 김선달은 속으로 평양 감사의 속셈을 지레 짐작하고 있었다.

( 으음. 그러니까 요는 뇌물을 바쳐서 이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이로구나 )

봉이 김선달은 내심 그렇게 생각하였다. 이윽고 평양 감사가 입을 열었다.

새로이 정승이 바뀌면 그 휘하에 있는 몸으로 예의를 올려야 함이 마땅한 일이 아니겠느냐? ”

그러합지요

그래서 이번에 너를 특별히 특사로 삼아서 한양의 신임 황재상께 예의를 올리고 오도록 하려는데 어떠냐? ”

제가 말씀입니까? ”

봉이鳳伊 김선달金先達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일이지만 그 말을 듣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으리의 명령이시니 어찌 거역하겠습니까만.... ”

그런데 ? ”

여쭙기 황송합니다

그렇게 한 마디 던져 놓고 봉이 김선달은 의미있게 입가에 웃음을 흘렸다.

. 네 뜻을 알겠다. 이번 일만 잘 하고 돌아 온다면 너에게 큰 상을 줄 것이다! ... 그리고.. ”

그리고 무엇입니까? ”

지금 삼년 째 비 한방울 오지 않고 가뭄이 극심해 흉년으로 백성들의 생활이 몹시 곤궁하다. 백성들의 생활이 곤궁하다 보니 세금도 잘 걷히지 않아 나라 살림에 어려움이 많다. 더구나 백성들이 농사를 지을려면 물이 있어야 하는데 삼년 동안 계속 비가 오지 않으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지 너의 생각을 듣고 싶구나 ! 하지만 이 문제는 한양에 갔다 온 후에 의논 하기로 하자

자기의 생각처럼 일이 조금씩 풀려 가자 기분이 호뭇해진 봉이 김선달은

그리 하옵지요

하고 대답했다.

순금 이십 냥과 비단 열 필을 상으로 줄테니 그만 하면 되지 않겠느냐? ”

하오면 그렇게 알고 나으리의 명령대로 따르겠습니다

너와의 약조는 반드시 지킬것이니 그리 알거라 ! ”

. 나으리

평양 감사는 봉이鳳伊 김선달金先達의 마음을 다독거려 놓았다.

그럼 언제 한양으로 떠납니까? ”

시일이 급하니 오늘 당장 떠나거라. 자 여기 황정승께 올릴 예물이 있다. 이건 우리 선조 대대로 내려오는 벼루다. 이 벼루를 가지고 공부하면 반드시 과거에 장원 급제하는 신통한 벼루이니 함부로 여기지 말고 꼭 황정승께 잘 올리고 오너라. 그럼 어서 떠나거라. 여기 노자가 있다 오십 냥이면 충분하겠지? ”

. 그만 하면 됩니다

봉이 김선달은 평양 감사로부터 가보家寶라는 벼루와 노자路資로 주는 돈을 받아 가지고 나왔다.

내 다시금 이르니 이번 일을 잘 행하여 오면 약속대로 상을 줄 것이나 만약 불상사가 생기면 네 목숨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

방을 나가려는 봉이 김선달의 뒷퉁수에 대고 평양 감사는 엄하게 한 마디 던졌다.

. 알았습니다

알았으면 어서 가거라

봉이 김선달은 자신만만하게 대답을 하고 그 길로 집에 잠시 들어가 마누라에게 평양 감사 명령으로 한양漢陽에 간다는 말을 하고는 급히 한양 길이 올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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