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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權禹相) 칼럼 - 배운다는 것은 즐거운 것이다

칼럼

 

 

                        배운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지식의 상징은 책이다. 옛날 유태인 사회에서는 책을 빌려 달라는 데도 그 책을 빌려 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벌금이 부과되는 조례가 규정되었다. 또 유대인의 가정에서 침대의 발 쪽에 책꽂이를 놓아 주어서는 안되고, 항상 머리쪽에다 놓아 두어야 한다고 전해 오고 있다. 이는 유태인들이 책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겨 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성(知性)이 유태인 사회에서 얼마만큼 중요시 되어 왔는가 하는 증거로 이들 사이에서는 학자는 왕보다 훌륭하다고 하여 높은 존경의 대상이 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것은 유태인만이 갖는 자랑할 만한 전통이다. 다른 대부분의 민족은 왕후, 귀족, 혹은 군인, 부자들을 학자 위에 두었다. 그러나 유태인은 이러한 계급적인 직위 보다는 학문을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유태인은 지식보다 지혜를 중요시 해 왔다. 이것은 지식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지혜가 없는 사람은 많은 책을 잃지 않고 등에 실은 당나귀와 같다고 비유 하기도 했다.

 

 

 

지식을 아무리 많이 갖고 있더라도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지식 보다는 지혜를 더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지식은 지혜를 도출해 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며, 지혜가 없는, 그저 배운다고 하는 것은 경멸의 대상이었다. 현자(賢者)를 히버리어 어()호쯔헴이라고 하는데 호쯔헴호프마(지혜)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호쯔헴이란 반드시 인텔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정육점이나 식료품점을 경영하는 사람중에서도 호쯔헴으로 알려져 있는 사람들도 많으며, 또 옛날 랍비(스승)들 중에는 양치기도 있었고, 구두를 수선하던 사람도 있었다. 이들 가운데서도 가장 지혜 있는 사람들은 탈밋드 호쯔헴이라 불러 유태인들 중에서 가장 존경 받는 인물이었다. 이러한 사람들은 대개 정규 교육을 착실히 받은 결과라고 볼 수 없으며, 본래 가진 신분 때문에 탈밋드 호쯔헴이란 호칭을 얻을 수도 없는 경우도 있었다.

 

 

 

젊은 학생이 지식을 쌓고 지성을 발휘해 가는 중에 통찰력을 얻고, 또 겸허한 행동을 할 줄 알아야 함을 익히면 호쯔헴이라 불리게 된다. 이와 같이 학식과 마찬가지로 겸허한 행동도 매우 중요시 되었다.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행복하지만 자신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인식은 유태인 사회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포도는 열매가 굵어 갈수록 아래로 내려가는 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많이 배우고 재산을 많이 갖고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위로 올라가면서 오만해 지기가 십상이다. 이것은 현자가 아닌 증거라는 것이 유태인의 생각이다. 인간은 배움을 통해서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알게 된다. 그것은 항상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다. 의심한다는 것은 지혜의 입문(入門)으로서 알면 알수록 생기게 되고, 질문하는 일이 늘어나게 된다. 질문은 인간을 향상 발전시킨다. 자신에 대해 질문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태인들은 더 좋은 질문은 더 좋은 해답을 얻어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학생들은 선생에게 질문을 많이 한다고 한다.

 

 

 

우리는 이따금 다른 사람들로부터 생각하지도 못했던 질문을 받고 놀라는 일이 있다. 이러한 때에 스스로 미처 생각해 보지도 못했던 좋은 답을 찾아내는 수가 있다. 바로 지혜로운 사람이다. 호기심이 없는 사람은 의심하는 일이 없다. 사색(思索)을 한다는 것은 의심하는 것과 대답하는 것으로 성립된다. 현자란 의문에 빈틈이 없는 사람을 말하기도 한다. 물론 인간이 절대적 확신을 갖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사람은 지혜로워야 하지만 많이 배워야 한다. 배움에서 지혜가 나오기 때문이다. 텅텅 빈 머리에서는 좋은 지혜가 나올 수 없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고자 하는 것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다. 동물처럼 단순한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삶이 아니라 인간답게 지성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순간적인 통찰력을 얻기 위한 준비인 것이다. 그래서 배운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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