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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역사소설 - 남이 장군 제8회 (8)

 

권우상(權禹相) 역사소설 - 남이(南怡) 장군 - 8(8)

 

남이(南怡) 장군

 

 

 

이로써 이시애의 반란사건은 완전히 종결되었다. 남이는 이시애난을 평정한 공로로 적개공신 1등에 책록되는 영광을 안았다. 또한 이듬해에는 오위도총부총관을 겸하고 병권의 수장인 병조판서에 올랐다. 이처럼 남이가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하자 조정에서는 그를 시기하는 자들이 않았다.

특히 한명회는 남이의 빠른 출세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듬해 왕(세조) 14년 봄, 유자광은 한명회를 만난 자리에서 남이가 이시애난을 평정하기 위해 출정했다가 두만강 강가에서 지은 시를 문제 삼기 위해 한명회에게 남이의 시()를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대감, 남이가 지은 시 가운데 남아이십미득국(男兒二十未得國)이란 말이 있는데 대감은 이를 어찌 생각하십니까?” 하자 한명회는 눈을 크게 뜨고 남이의 시를 보았다.

白頭山石磨刀盡(백두산 돌은 칼을 갈아 다 없애고)

豆滿江水飮馬無(두만강 물은 말 여 없애니)

男兒二十未得國(남자 20세 되어 나라를 얻지 못하면

後世唯稱大丈夫(누가 후세에 대장부라 부를 것인가)

 

으음...남아 이십미득국(男兒二十未得國), 후세유칭대장부(後世唯稱大丈夫).....”

그렇게 중얼거리던 한명회는 갑자기 안색이 창백해졌다. 여기에서 문제가 된 것은 男兒二十未得國(남자 나이 스무살에 나라를 얻지 못하면)의 미득국(未得國)인데 남이가 말평국(末平國 : 나라를 평정하지 못하면)으로 쓴 것을 유자광이 미득국(未得國 : 나라를 얻지 못하면)으로 고쳐놓고 남자 나이 20세가 되어 나라를 얻지 못하면이라고 해석하도록 한 것이다. 즉 반란의 음모가 있다고 본 것이다. 한명회의 심상치 않는 얼굴을 감지한 유자광은 입을 열었다.

대감은 이 시를 반역의 뜻이 숨어 있는 시라고 보시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시는 남이가 지은 시가 맞는가?”

이시애가 관군과 싸우다가 경성으로 도주하게 되었는데 이준 장군께서 남이에게 군사를 주어 샛길로 나아가 이시애의 퇴로를 막게 했습니다. 남이는 이준 장군의 명령에 따라 경성을 지나쳐 두만강가의 회령에 진을 치고 있었는데 이때 두만강을 건너편을 바라보면서 깊은 감회에 젖어 지은 시입니다.”

으음.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구만

한명회의 말에 유자광은 말했다.

소신도 그리알고 대감께 말씀드리는 것이옵니다.”

한명회는 심각한 얼굴로 턱밑의 긴 수염을 쓰다듬었다. 그렇지 않아도 남이의 빠른 출세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한명회는 꼬투리가 잡혀 속으로 잘 되었구나 싶었다.

이를 어떻게 처결할 요량이십니까?”

유자광의 말에 한명회는 말했다.

전하께 말씀드리고 전하께서 이 시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 의중을 떠봐야 하지 않겠소.”

전하께서도 이 시를 보시면 그냥 있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물론 그렇겠지. 아무래도 미득국(未得國)이란 귀절이 불순하게 느껴지는구만...”

그렇습니다. 이 시를 보면 이시애 반란이 평정되고 나라가 평온해 진 뒤에는 누가 임금이 될 것인가 하는 뜻이 아니옵니까? 대장부라는 것은 바로 남이를 뜻하는 것이옵니다.”

한명회는 긴 수염을 쓰다듬으며 깊은 상념에 잠겼다. 이튿날 한명회는 대궐 편전에사서 왕(세조: 수양대군)을 만난 자리에서 남이의 시를 내놓고 말했다.

전하! 남아이십미득국(男兒二十未得國) 후세유칭대장부(後世有稱大丈夫)라고 하는 것은 분명히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한명희의 말에 왕(세조)은 남이의 시를 보고 나서 중얼거리듯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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