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4 (일)

  • 구름많음동두천 5.2℃
  • 흐림강릉 4.7℃
  • 흐림서울 10.7℃
  • 흐림대전 11.3℃
  • 흐림대구 10.8℃
  • 흐림울산 10.2℃
  • 광주 12.8℃
  • 흐림부산 11.3℃
  • 흐림고창 10.6℃
  • 제주 15.6℃
  • 흐림강화 9.4℃
  • 흐림보은 11.1℃
  • 흐림금산 12.1℃
  • 구름많음강진군 14.7℃
  • 구름많음경주시 9.2℃
  • 흐림거제 12.0℃
기상청 제공

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역사소설 - 남이 장군 제3회 (3)

 

권우상(權禹相) 역사소설 - 남이(南怡) 장군 제3(3)

 

 

     남이(南怡) 장군

 

 

또한 토양이 척박하여 곡식이 풍부하지 못한 여진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적의 군량미 조달이 어려운 겨울이 가장 적합한 계절이기도 했다. 게다가 눈이 내리면 여진군의 활약이 둔화된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김종서 장군은 좌우군 총 20만의 기마병을 좌우 두 진영으로 나누어 이끌고 회령쪽과 경흥쪽에 주둔시켜 총공격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그리고 김종서 장군은 군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조선군은 20만 대군이다. 이만한 군사라면 능히 여진족 오랑케들을 물리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더구나 국왕 폐하께서도 우리의 승전을 학수고대(鶴首苦待) 하고 계신다. 그러니 목숨을 버린다는 각오로 싸워야 할 것이다. 알겠느냐?”

모든 군사들은 충성!” 하고 한 목소리로 소리치면서 사기가 충천하여 일제히 창칼을 하늘 높이 치켜들고 와! 하는 함성을 질렀다.

 

 

김종서 장군은 다시 말했다.

오늘은 여기서 야영을 하면서 쌀밥과 고기국을 싫컨 먹어라. 그리고는 내일이면 우리 조선은 20만 대군으로 여진족 오랑케들을 한 놈도 남김없이 소탕하라!”

또 다시 와아! 하는 군사들의 함성소리가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

 

 

다음 날 이징옥 장군은 경흥과 종성 두 고을에 군사를 파견하여 여진족의 추장들을 불러 오게 하였다. 명목은 조선 조정에서 포로로 잡혀있던 여진의 추장 아망개(阿亡介)와 아르가두(阿兒哥逗)를 석방하니 관문으로 와서 명령을 받으라는 것이었다.

이 말을 믿고 여진족의 추장 고을동개(高乙東介)를 비롯하여 4백여 명이 조선군 관문에 도착하자 이징옥 장군은 그들에게 술과 고기를 내놓고 풍성하게 잔치를 베풀어 주었다. 그리고 그들이 술 취한 틈을 타서 미리 준비해 둔 복병을 시켜 섬멸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4백여 명의 여진족 추장 가양기 (可梁己)등 의심을 품고 관문을 넘어오지 않은 극소수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죽임을 당했다.

 

 

여진족의 추장들을 거의 섬멸시킨 이징옥 장군은 출동 명령을 내렸다.

총공격하라! 총공격하라!” 이징옥 장군의 공격명령이 떨어지자 조선군의 좌군 기마병들은 창검을 높이 들어 와아! 하는 함성과 함께 말발굽에서는 하얀 먼지가 일면서 일제히 여진군의 진영을 향해 달려 나갔다. 김종서 장군과 이징옥 장군은 군사 10만을 거느리고 성문을 나섰으며 우군 지휘관인 남이 장군도 10만을 이끌고 경흥을 향해 진군했다. 조선군의 공격에 여진군은 기세가 꺾여 마을을 버리고 산속에 들어가서 수비태세를 갖추었다.

 

 

그러자 김종서 장군은 이징옥 장군과 함께 마을을 공략하여 여진의 잔병들을 패주시키고 성으로 진군하였다. 그러나 성 앞에 이르자 여진군이 결전을 다짐하며 조선군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선군은 먼저 항복을 종용했으나 여진군은 굴복하지 않았다. 이에 조선군은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와아! 하는 함성이 천지를 울리면서 조선 기마대가 돌격했지만 여진군의 거센 화살을 방패로 막을 뿐 적의 방어선을 뚫지 못하고 물러나야만 했다.

 

 

조선군과 여진군의 밀고 당기며 창검으로 찌르고 찔리면서 피를 말리는 공방전이 계속되었지만 전혀 진전의 기색이 없자 김종서 장군은 이징옥 장군에게 이렇게 말했다.

날이 저물면 사태가 우리에게 불리할 터이니 그대가 부장들과 협력하여 적진을 돌파해 줘야겠네.”

김종서 장군의 말에 이징옥 장군은 말했다.

소장이 일찍이 나라에 충성 한 적이 없었는데 그래도 장군께서 저를 장수라고 하며 조정에 특별히 간청하여 벼슬길에 오르게 해 주셨으니 오늘이야말로 저의 한 몸을 희생하여 국가에 보답하겠습니다.”

 

 

이징옥 장군은 그렇게 말하고는 갑옷을 입고 방패를 앞세우며 부장들을 거느리고 화살이 비오듯 쏟아지는 적진으로 달려가 적장 다섯 명을 단숨에 창검으로 쳐 죽였다. 조선군과 여진군 양쪽군사는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이징옥 장군은 막무가내 달려드는 여진군을 칼로 내리치자 군사의 피가 솟구치면서 이징옥 장군의 몸을 붉게 물들었다.

 

<계속>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