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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서른 여섯 번째회 (36)


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서른 여섯 번째회 (36)

 

 

 

봉이 김선달

 

 

 

봉이 김선달은 장난을 천재적으로 하는 사람이고 보니 내 아무래도 그 자가 의심스럽구만... 약을 한번 검사해 봐야겠다! ”

사또 최상부는 이렇게 생각하고 그 고을에서 제일 용하다는 의원을 관가로 불러 들였다. 사또 최상부는 의원醫員에게

내가 의원을 부른 것은 다름이 아니라 우리 집에 이상한 약이 있어서 그 약이 무슨 약인지 알아 볼려고 불렀소! "

알겠습니다. 소인이 배운 것은 없습니다만 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의원이 된게 아니겠소

하고는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의원醫員에게 사또 최상부는

이것이 무엇인지 좀 보아주오

하면서 김선달이 약이라고 보내준 쥐똥鼠糞을 꺼내어 의원에게 내밀었다.

대답을 한 의원은 냄새를 맡아 보다가 칼 끝으로 긁기도 하고 문질기도 하면서 여러가지 시험을 해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엇이오 ? ”

사또 최상부는 궁금해서 물었다.

아뢰옵기 황송하옵니다

무엇인데 황송하다고 하시오? ”

이건 약이 아니라 쥐똥이 올시다

. 쥐똥이라고? ”

그러하옵니다

허허.. 이럴수가.. 쥐똥이 틀림 없는지 다시 한번 보시오

쥐똥이 틀림 없사옵니다. 뉘 앞이라고 감이 거짓말을 하겠사옵니까 ? 분명히 이건 쥐똥이옵니다

쥐똥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쥐똥이 왜 고소한 냄새가 나오 ? 그것이 이상하지 않소? ”

그건 쥐똥에 참기름을 발라서 그렇사옵니다

쥐똥에 참기름을 발라서? ”

그러하옵니다

사또 최상부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이었다.

. 알았소

사또 최상부는 쥐똥鼠糞을 약이라고 먹었다고 생각하자 속이 뒤틀리는 듯 구역질이 나올 것만 같았다. 의원을 보낸 후 사또는 혼자 무엇인가를 한참동안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 내가 쥐똥을 먹다니... ”

생각하니 괘심하기 짝이 없었다. 친구 사이에 이렇게 속일 수가 있나 싶었다. 만일 어느 백성이 이렇게 사또를 속였다면 당장 불벼락이 떨어져 곧장 백 대는 맞고도 남을 일이지만 상대가 친구요 또한 천하에 이름을 날리고 있는 봉이 김선달이고 보니 화가 난다고 섣불리 불러다 꾸짖거나 곤장을 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이걸 어쩐다? 그냥 두자니 또 다시 무슨 장난을 해 올지 모르겠고 여기에 상응한 복수를 해주긴 해야 하겠는데.... 분명 김선달이 장난을 청해 왔으니 어떻게 응수를 하면 좋을꼬 ? ”

사또 최상부崔尙夫는 본성이 호탕한 인물이어서 일부러 쥐똥을 약이라고 장난을 청해 왔음을 알아채고 그 앙갚음을 할 생각에 머리를 굴리며 좋은 묘안 찾기에 골몰했다.

. 그러면 되겠군... ”

뱃속에서는 계속 우르렁거리며 천둥소리가 나면서 부글거리고 있는데 무엇을 생각했는지 사또 최상부는 입가에 웃음을 흘리면서 붓을 들어 종이에 뭔가를 적은 후 사령을 불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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