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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서른 두 번째회 (32)

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서른 두 번째회 (32)

 

 봉이 김선달

 

 

 

김선달이가 서두는 바람에 처녀는 그만 질겁을 해서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 그럼 보셔요! ”

처녀는 치마폭을 걷어 올리려고 하다가 수치심에 다시 치마폭을 내렸다. 김선달은 다시 다그쳤다.

할 수 없구나 ! 포도청에 가기 싫다면 저기 있는 저 포졸들에게 너를 잡아가라고 명령을 내리겠다 ! ”

그러자 쳐녀는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어차피 보여 줄려면 포도청에 끌려가서 여러 사나이들에게 보여주는 것보다 여기서 포도대장에게만 보여주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 처녀는 보여주기로 결심하고는 치마폭을 위로 걷어 올렸다.

. 보셔요! "

진작 그럴 것이지. 그렇게 해선 안 보인다. . 한쪽 다리를 크게 벌려 보아라! ”

이왕 보여주기로 결심한 터이라 처녀는 눈을 딱 감고 밑이 타진 꼬쟁이를 벌리고는 김선달의 말대로 다리를 크게 벌렸다.

.... ”

봉이 김선달은 순간 눈이 황홀하게 부셨다. 사색이 된 처녀의 얼굴을 보고 속으로 죄스러운 마음이 들기는 했으나 천하가 다 아는 봉이 김선달을 우습게 아는 건방진 선비들을 혼내 줄 생각으로 다시 모질게 마음을 고쳐 먹었다.

이것 봐라! 그렇게 해선 그것이 하나인지 둘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꼬쟁이를 더 벌려라 ! ”

여자들이 치마속에 입는 꼬쟁이는 밑이 타져 있어 치마를 걷어 올리고 다리를 벌리면 쉽게 보문陰門을 볼 수 있지만 봉이 김선달은 선비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줄 생각으로 일부러 보이지 않는다고 꼬쟁이를 더 벌리라고 말했다. 처녀는 눈에서 눈물을 철철 흘리면서도 이왕 보인걸 이제와서 뭘 숨기겠나 싶어 억울한 누명이나 벗으려고 다리를 쭉 벌리며 밑이 째진 꼬쟁이를 더 벌렸다. 그러자 처녀의 귀중한 보문陰門이 훤하게 보였다.

. 어떤가 ? ”

봉이 김선달은 뒤에 서 있는 선비들을 향해 소리쳤다.

보고 싶으면 어서 와서 보게나

그러나 선비들은 그만 가까이 가서 볼 엄두도 못내고 처녀의 귀중한 보지陰門을 보도록 한 봉이 김선달의 기발한 재주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과연 봉이 김선달은 김선달이구만... ”

선비들은 그렇게 말하면서 김선달의 재주에 다시 한번 탄복했다.

. 이제 ! 옷을 내려도 좋다. 분명 처녀의 그것은 하나구만... 진작 보일 일이지. 이렇게 누가 또 다시 묻거던 포도대장이 이미 보고 확인을 해 갔다고 말해라 ! ”

봉이 김선달은 미안한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말하며 치마폭을 내리고 땅바닥에 주저 앉아 꺼이꺼이 울고 있는 처녀를 놓아 둔 채 급히 선비들에게 뛰어 갔다.

자 어떻소. 약속대로 이행 합시다. 점잖은 선비들끼리 야비한 내기로 순진한 처녀를 울렸으니 이에 대한 댓가를 치루지 않으면 나도 생각이 있소이다

봉이 김선달은 서슬이 퍼렇게 말했다.

( . 이거 혹을 떼려다가 혹을 되려 붙인 꼴이 되고 말았구나! )

선비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난처한 얼굴로 서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봉이 김선달의 요구대로 돈 백 냥을 주지 않았다가는 또 다시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몰라 선비들은 별 수 없이 노자路資를 탈탈 털어 돈(엽전) 백 냥을 모아 김선달에게 줄 수 밖에 없었다.

잠시 동안 돈 백냥이 굴러 들어온 봉이 김선달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다시 길을 걸었다. 여자 보문陰門 한번 보여 주고 나서 돈 백 냥이라... 참으로 비싼 보지陰門을 봤다고 생각하자 선비들의 아둔한 생각에 웃음이 흘러 나왔다.

봉이 김선달은 선비들에게 받은 백 냥이 든 엽전() 꾸러미를 손으로 찰랑찰랑 흔들어 보면서 하늘로 날 듯한 기분 좋은 마음으로 평양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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