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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서른 한 번째회 (31)


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서른 한 번째회 (31)

 

 

봉이 김선달

 

 

김선달의 말을 들은 처녀는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창피한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일이라면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만일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자기의 보문陰門이 둘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되는 셈이 되므로 처녀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기는 보문陰門이 하나임을 밝혀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라 쉽게 보일 수도 없었다.

저는... 하지만 그것이 둘이 아닙니다

흥 귀신은 속여도 이 포도대장은 속이지 못한다. 벌써 내 손으로 삼십 명이나 잡아 들였지만 한 번도 실수라고는 없었다

아닙니다. 저는 분명히 하나 밖에 없습니다 ! ”

처녀는 안타까움에 가슴이 탔다. 자기의 보문陰門은 하나가 분명한데 이 포도대장이란 사나이는 자기 말을 믿으려 하지 않으니 이 일을 어떡하면 좋단 말인가. 참으로 답답하고 속이 탔다.

우물쭈물 할 시간이 없다. 둘이든 하나든 포도청에 가서 보면 알 것이다. 너처럼 엉덩이가 펑퍼짐하고 허리가 수양버들처럼 낭창하며 빰이 붉은 복숭아 같고 콧날이 오똑 솟았으며 입술이 앵두처럼 빨갛고 봉실봉실한 처녀는 지금까지 내 경험으로 봐서 그것이 둘인 법이다. 이래도 하나라고 우기겠느냐? ”

처녀는 어이가 없었다. 당장 보일 수도 없고 참으로 난감했다. 엉덩이가 솥두껑처럼 크고 허리가 수양버들처럼 가늘고 뺨이 복숭아처럼 붉고 입술이 앵두처럼 도톰한 처녀는 보문이 둘이라면 이런 처녀는 우리 마을에도 열 일곱 명이나 있다. 우선 머리에 떠오르는 여자만 해도 갑순이, 순덕이, 옥분이...... 그러나 그 애들도 분명히 보지는 하나가 아니던가...

저 비록 엉덩이가 큰 처녀라도 그것은 하나던걸요.... ”

티 없이 맑고 순진한 처녀는 애써 변명이라도 늘어 놓아 보았지만 작심을 하고 대드는 봉이 김선달에게는 이런 말이 먹혀 들 리가 없었다. 김선달은 속으로 웃음이 터져 나왔으나 꾹 참았다. 처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제 동무인 갑순이 순덕이 옥분이는 지금 대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몸맵시가 그렇게 생겼으나 그것은 하나이옵니다. 오줌 눌 때 이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럼 증거를 보여 줄 수 있느냐? ”

? ”

처녀는 막상 말은 그렇게 했지만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증거를 보여 줄 수 있느냐는 말은 분명 그것을 보여 달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과년한 처녀가 아무리 포도대장이라고는 하지만 외간 남자에게 어찌 보문陰門을 보여 줄 수 있단 말인가. 생각할 수록 참으로 기가 막일 노릇이었다. 처녀는 난생 처음 당하는 일이라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보여줄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다. 봉이 김선달은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 ...............”

시간이 없다. 포도청에 끌려가서 여러 사람 앞에서 보이겠느냐? 아니면 이곳에서 네 것이 하나라는 것을 증명할테냐 어서 빨리 결정을 하거라

봉이 김선달은 망설이는 처녀를 사정없이 다그쳤다.

( 어떡하면 좋을까? 포도청에 끌려가서 여러 사나이에게 그것을 보이느니 차라리 여기서 눈 딱 감고 보여주고 말까. 그렇지만... 부끄러워서 어쩐담.....여자의 소중한 보문을 내 서방님도 아닌 외간 남자에게 보여주다니......그리고서 어찌 또 시집을 간담.... )

처녀는 단단히 마음을 먹고 보여줄까 하고 생각하다가도 한편으로는 수치심이 솟구쳐 올라 어떨 줄 모르고 있었다. 봉이 김선달은 처녀가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큰 소리로 말했다.

그것 봐라! 네가 그것이 둘이니까 이처럼 망설이는 게 아니냐 ? 더 이상 잔말 말고 어서 포도청으로 가자 !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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