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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스무 번째회 (20)

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스무 번째회 (20)

 

 

봉이 김선달

 

 

일만 냥이라 ... 아니 한양漢陽에서 제일가는 富者부자가 일만 냥 때문에 한양에서 평양까지 먼 길을 오라고 했소 ? 나는 대단한 인물인 줄 알았더니 보아하니 큰 인물이 아니구려.. 그만한 돈을 여기서 융통을 못해 평양까지 사람을 보냈으니 큰 인물은 커녕 소인배小人輩와 무엇이 다르겠소. 그러나 영감을 이렇게 직접 만나게 되어 기뻐오... 그럼 이 많은 돈을 어떻게 한다? 이거야 원.... ”

김선달金先達은 십만 냥짜리 전표를 보라는 듯이 이만수李萬洙 눈 앞에 펼쳐 놓았다.

허어.. ”

전표를 본 이만수李萬洙는 그만 입을 딱 벌이며 넋이 빠져서 정신없이 전표傳票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 김선달金先達은 목청을 가다듬고 큰 소리로

여봐라! ”

하고 데리고 온 하인下人을 불렀다.

네잇

사랑채에서 기다리고 있던 하인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온 집안을 찌렁찌렁 울렸다.

( 흐흠. 이거 보통 인물이 아니구나! 내가 사람을 봐도 한참 잘못 봤구나! )

이만수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김선달의 기세에 눌려 지레 겁이 들컥 났다.

말에 실고 온 돈을 어서 이 방안으로 옮겨라! ”

에잇... ”

김선달金先達의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하인들은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일만 냥이 든 돈(엽전) 자루를 나누어 들고 방안으로 옮겨 놓았다.

영감께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도록 돈을 모두 방바닥에 쏟아 놓아라 ! ”

에잇.. ”

김선달金先達의 명령에 하인들은 쨍그랑 거리는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많은 돈(엽전)을 방바닥에 와르르 쏟아 놓았다.

보시오 영감! 이건 내가 한양에 올라 와서 기생집에나 갈까 하고 용돈으로 준비해 온 현금인데 꼭 영감께서 요구한 일만 냥이오. 일만 냥만 필요하다고 했으니 전표는 도로 가져 가야겠구만... 흐흠.. 그럼 볼 일은 다 본 것 같으니 나는 천천히 여의정 대감 집으로 문안이나 드리러 가야겠소이다! ”

하고는 김선달은 기세 당당하게 전표를 다시 집어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라 하셨소? 영의정 대감 집이라 했소? ”

그렇소. 영의정 대감 집에 가서 영감의 안부도 전할 것이오

김선달金先達의 말을 들은 이만수李萬洙는 돈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가 영의정 대감이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 영의정 집으로 문안드리러 가는 처지라면 보통 절친한 사이가 아닐텐데.. 그럼 필시 내 이야기도 영의정께 할 것이 아닌가.. 더구나 내 안부를 전한다고 했으니 분명 내가 돈을 요구하는 일도 발설한 것이 아니냐... )

이렇게 속으로 생각한 이만수는 자칫 부정축재 자로 몰릴까봐 겁이 덜컥 났다.

이보시오 박장자! 가긴 어딜 간단 말이오. 모처럼 내 집에 오셨는데 그냥 가시다니 그게 될 법이나 한 일입니까 ? 어서 앉으시오. 술이나 한잔 하십시다

이만수李萬洙는 한사코 김선달金先達의 옷깃을 끌어 당겼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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