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권우상 칼럼 - 청년세는 온당하지 못하다


칼럼

 

 

청년세는 온당하지 못하다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보도에 따르면 정세균 국회의장이 취임 후 첫 입법활동으로 청년층 지원에 나섰다고 하면서 지난 4일 국회의장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 의장이 일자리 창출과 학자금 지원 등을 위한 청년세() 신설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하면서 정 의장은 이번 주 안에 청년세법 제정안을 비롯해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일부개정안과 국가재정법 일부개정안 등 3개 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며 청년세법 제정안은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청년세를 앞으로 10년 동안 한시적으로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고 한다. 청년세의 기준금액은 법인세 과세표준금액에서 1억 원을 뺀 금액의 1%로 정할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뭘 몰라도 너무 모른다. 한 사례를 들어 보겠다. 배가 아픈 환자가 있다고 하자. 간단하게 생각하면 배가 아프니까 배 아픈 약을 먹으면 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전문의사가 아닌 의학 지식이 없는 사람이 하는 말이다. 전문의사라면 배가 아픈 원인부터 알려고 할 것이다. 언제부터 배가 아픈지,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 설사는 하는지, 소화가 전연 안되는지, 복부의 오른쪽이 아픈지, 복부의 왼쪽이 아픈지, 복부의 아랫쪽이 아픈지, 아니면 복부의 위 가슴이 아픈지 등을 환자에게 묻는다. 그리고 환자의 대답이 복부 하위 왼쪽이 아프다고 하면 의사는 하행결장에 문제가있다고 판단할 것이며, 오른쪽 하위 복부가 갑자기 아프고 열이 난다고 하면 충수염(맹장염)’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고 CTMRI 촬영에 들어가 정밀하게 검사한다. 이렇게 해서 병명을 알게 된 후 치료와 처방에 들어간다. 다른 질병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병명부터 확진하게 된다.

 

그렇다면 청년세란 말이 나오기전에 청년실업자가 왜 줄어들고 있지 않는지? 청년실업과 불경기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빈부격차와는 관련이 없는지? 등등 총체적인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와 청년실업을 연관해서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그런데도 이런 중요한 검토는 하지 않고 원론적인 말뿐이다. 배가 아프니까 배아픈 약을 줘야한다는 식이다.

 

 

과거 정부는 농촌주민이 도시로 이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시민에게 주민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런 주민세로 농촌주민의 도시 이주를 막지 못하자 농촌주민의 도시이주를 막는다는 원래의 취지는 사라지고 지금은 자치단체가 통상 거두는 지방세로 변질되어 버렸다 그것도 부족하여 사업자에게도 주민세란 이름으로 세금을 거두면서 농촌지역까지 확대 되었다. 이런 식으로 국민에게 세금을 거두는 일이 과연 올바른지 생각해 볼일이다. 물론 자치단체나 국가의 살림을 살아가자면 돈이 필요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얼마만큼 나라 살림에 필요한 돈이 부족하니 이 정도는 국민이 좀 내달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헌법에 거주의 자유가 있다. 그런데 도시민에게 주민세를 내라니 위헌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데 가뜩이나 기업도 어려운 상황에 이번에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청년세를 거둔다고 하니 아버지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 청년을 위한다면서 서울시는 서울시대로 수당을 퍼주고 정부도 청년을 위한다며 정부대로 수당을 퍼주더니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청년세까지 들고 나온다는 것은 참으로 황당하기만 하다. 청년만 대한민국 국민인가? 중년, 장년도, 노인도 궁핍하여 하루 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 한 두 명인 줄 아는가? 몰라도 너무 모른다. 청년세에 대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박수를 치면서 호응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방법으로 세수 항목을 늘리는 것은 옳지 않다.

 

대기업을 겨냥한 것이라면 수백억 수천억을 가진 재산가에게 부자세를 증액하는 것이 맞다. 부자들의 재산상속도 한 가지 문제점이 될 수 있다. 열심히 일한만큼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게 자본주의가 흘러가는 방식인데, 근로소득보다 불로소득으로 버는 돈이 크게 되면 사람들은 근로의욕이 크게 저하되고 한탕주의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80%이상이 부동산 유산을 받아서 부자가 된 것이라고 한다. 농사도 짓지 못하는 고위공직자가 헐값에 농지를 사두었다가 개발되면 때돈을 거머쥐니 부자들은 돈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부자들은 부동산 투기가 주종을 이룬다. 결국 돈이 돈을 버는 사회인 것이다. 따라서 빈부격차가 심한 상황에서 경기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청년실업자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청년세()는 온당하지 못하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