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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완품 둘러보며 옛 정취 느껴보세요’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의 보고(寶庫).…이조방(李朝房)
논산출신 성휘용씨 발품팔아 모은 ‘땀의 결실’

 
사업실패 달래려 시작한게 어느덧 30여년
가업 계승,민속관 건립이 생애 ‘마지막 꿈’

옛 선조들의 체취가 묻어나는 고완품을 감상하는 것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의미한다.

천년 전의 토기 한점을 만지다보면, 어느새 억겁의 세월 너머 역사의 뒤안길을 걷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고 반대로 역사속 옛주인공이 오늘날의 그것으로 되살아 나온 듯한 착각에 빠질 때도 있다.

김천시 아포읍 제석리에 위치한 골동품 전문점 이조방(李朝房)은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수천점의 고완품들이 쓰임새에 맞게 잘 정돈된 그곳에 들어서면, 마치 오랜 타임머신을 탄 채 과거로 흘러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지난해 말 문을 연 이곳에는 멀리 삼한시대의 토기부터 가깝게는 이조말 목가구까지 수천점의 자기, 토기류와 민속품들이 시대별 용도별로 잘 정돈돼 있다.

이것들은 모두 이곳 주인 성휘용씨(76)씨가 지난 30여년간 다리품을 팔아 직접 모아온 애장품들이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성씨는 197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완품 수집에 매달려왔다.

 
1950년 서라벌 예대 전신인 국보예술전문학교를 수료한 그는 한때 국악 배우 및 연출가로 활동하며 이름을 날리기도 했으나, 자신이 꾸려오던 여성국악단 ‘예원’이 경영난으로 해체되면서 곧바로 낙향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성씨는 이후 여러 사업에 손을 대며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많은 돈을 벌기도 했지만, 1970년경 심혈을 기울이던 식료품 사업이 망하면서 인생의 내리막을 경험해야 했다.

성씨가 30년 골동품 인생을 시작한 것이 바로 이 무렵.
이후 그는 몇가지 사업을 더 시작해 봤으나, 그때마다 번번히 실패를 거듭, 결국 사업실패에 대한 쓰라림을 달래보고자 골동품 수집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업 실패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으나, 골동품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 마음의 여유를 갖기 시작했다”는 성씨는 이후 좋은 물건이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를 막론하고 달려가 그것들을 사 모았다.

“갖고 싶은 물건이 눈에 띄면 외상으로라도 그것을 손에 넣어야 비로소 맘이 놓였다”는 그가 다리품을 팔아 지난 30년간 모아둔 고완품들은 대략 2천여점.

그의 골동품 목록에는 각종 도기, 자기류 뿐 아니라 맷돌, 호롱, 그림, 고서 등이 총 망라돼 있다.
지난해 자신의 아들이 있는 아포로 내려와 이조방을 개업한 성씨는 현재 아들 흥용씨(48)와 함께 가게를 꾸려가고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우리 전통 고완품을 감상하고 즐겼으면 좋겠다”는 성씨 부자는 “고완품이란 가격의 높고 낮음을 떠나 그것을 얼마나 향유하고 즐길수 있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현재 아버지로부터 고완품에 대한 식견을 배우며 가업 잇기에 한창인 아들 흥용씨는 “아버지의 땀과 열정이 서린 고완품들을 보다 많은 도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민속관을 세우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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